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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으로 말한다

작품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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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고향 왕산의 초의선사 유적지 앞에 오승우미술관이 있다. 오승우 화백이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고 무안군이 건립한 미술관이다.

 

며칠 전 아내와 함께 미술관에 들렀다. <우울의 여러가지 빛깔, 바로크적 드로잉>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내 시선이 머무르는 작품이 몇 점 있었다. 이주리 작가의 안착과 탈피에 대한 꿈이란 작품이다.

 

이주리 작가는 세속적인 모든 것을 벗어버린 오로지 신의 피조물로서 인간의 적나라한 몸을 그린다. 작가의 회화에서 인간은, 몸은 서로 엉키고 뒤틀리면서 허공을 향해 끝없이 상승하거나 아니면 한없는 나락으로 하강한다, (기획의 글에서)

 

인간 자신의 상승이나 하락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코 풀리지 않을 엉킨 군상들의 몸은 신의 구원이 없다면 허공에 던저져 소명되는 피조물에 불과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바로크적인 몸은 마치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은 색을 띠고 있으며, 서로 뒤엉킬수록 역동하는 근육으로 더 없이 찬란히 빛난다. (기획의 글에서)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왜 이 작품이 떠올랐는지 모른다.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중첩되는 이미지와 시사점이 존재한다.

 

독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그건 각자의 것이다. 분명한 건 우리는 누구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의 생을 성찰해보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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