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많이 내립니다.
보름달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초승달에서부터 보름달을 새 휴대폰 카메리로 담았습니다. 비가 내리는 남녘의 모습도 몇 컷 올립니다.
옥암천에 물이 많이 차서 흐릅니다. 갈대 꼭대기까지 다 찼습니다. 그 예쁜 수련들이 빠른 유속의 물속에서 안전하게 버티고 있는지 걱정입니다.
어제 담양을 거쳐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담양에 공립형 대안학교가 생겼는데 학교 명칭이 송강고등학교입니다. 기축옥사(己丑獄事)에 큰 피해를 당한 광산이씨, 나주나씨, 문화류씨, 고성정씨, 전주이씨, 창영조씨 문중이 강력하게 건의하고 지역, 언론, 역사학자들이 반대하자 '솔가람' 으로 명칭을 변경하려다가, 그래도 반대가 심하자 교명 변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기축옥사의 위관이었던 정철의 후손들과 위의 6대 문중의 후손들이 심하게 충돌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역사 논쟁은 무의합니다. 토론문화가 없는 한국에서 목소리 큰 사람이 떠들고 질세라 반대편도 핏대를 올리면 욕설과 싸움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작가로서, 교육자로서 제 의견을 짧고 간략하게 말했습니다.
호남 최초의 공립형 대안학교가 멋지게 출발해야 하는데 왜 그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정철(鄭澈 )선생의 호와 동일한 명칭을 쓰면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느냐! 송강(松江)을 한글로 풀면 '솔가람' 아닌가. 좀더 시야를 넓혀 창의적인 교명을 찾아야 한다는 제 주장에 많은 분들이 동감했습니다. 기축옥사와 정철 선생, 그리고 우리 가문이 억울하게 당한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하게 서술할 기회가 올 것입니다.
천여명의 무고한 호남인들이 도륙당한 한국사 최대의 비극 기축옥사는 1989년 <우덜은 하난기라>라는 연극을 통해 제가 이미 다룬 소재입니다. 이 이야기도 나중에 언급하겠습니다. 분명한 건, 당쟁으로 국가가 동강나고, 그 중심에 선조, 정철, 유성룡 등이 관여되어 있는 사실입니다. 또 다시 역사를 왜곡하려는 몰지각한 세력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기쁜 일도 많았습니다. 제가 담양에 가는 동안, 블로그가 다시 기록을 갱신했습니다. 전체 기록은 물론, 일일 방문도 1188명을 넘겼습니다. 숫자에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방문하면 좋은 일이지요.
오늘 새벽부터 처음으로 비가 비답게 내렸습니다.
너무 많이는 오지 말라고 빌었는데, 다시 해가 떴습니다. 반응이 빠른 건 좋은데, 더위가 또 걱정입니다.
저 보름달이 두 번만 더 뜨면 시원해지겠지요.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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