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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자귀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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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꽃마다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다. 모양이나 색깔, 또는 향기로 나름의 매력을 발산한다. 벌과 나비를 유혹하여 수정을 하기 위해서다.

꽃은 거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귀나무 꽃은 평범하지 않다. 거부했다. 가느다란 분홍 실을 부챗살처럼 펼쳐놓고 벌과 나비를 부르고 있다.

남악을 한 바퀴 돌고서 왜 나로도로 향했는지 모른다. 보통 농업박물관을 거쳐 선착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가는데, 어제는 영산호 준공 기념탑 근처에 주차하였다. 처음 있는 일이다.

자귀나무는 밤이 되면 잎이 오므라지면서 부부가 사이좋게 안고 잠자는 모습을 연상시켜 야합수(夜合樹)’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합환수(合歡樹)나 합혼수(合昏樹)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옛날에 좌귀목(佐歸木)이라고도 불렀는데, 지금 쓰고 있는 이름은 좌귀나무’,‘자괴나모를 거쳐 자귀나무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속설에는 자귀의 손잡이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하기도 하고 잠자기의 귀신 나무여서 자귀나무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어쨌든 이 나무를 심으면 부부의 금실이 좋아진다는 소문이 돌아 옛날에는 울타리 안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일꾼들이 소가 잘 먹는다 하여 소쌀나무’, ‘소밥나무라고 불렀다. 왜 그때는 이 나무의 매력을 몰랐을까?

모양이 참으로 독특하고 아름답다. 향기가 참으로 진하고 좋다. 이렇게 아름답고 향기 좋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곳이 있다. 바로 나불도다.

자귀나무가 꽃을 피우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장마를 귀신같이 안다고 한다.

장마의 빗줄기 속으로 사라져갈 자귀나무 꽃이여!

오늘 새벽에 올린 사진은 예고편에 불과하다. 이건 어제(622) 일출 후의 사진이다. 오후에 올리는, 환상의 장면을 꼭 감상하길 바란다.

비가 내려야 한다. 가뭄보다는 장마가 더 좋다.

남녘에 자귀나무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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