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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지고

산딸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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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 여명
산딸기꽃

 

 

산딸기꽃(덩굴산딸기)

 

 

 

산딸기(덩굴산딸기)

 

 

 

 

산딸기 따는 세 중국 여인

 

 

 

 

6월 13일 석양

산딸기의 추억

 

어제 새벽 일출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수확이 없는 건 아니다.

대풍년이다.

산딸기 군락을 보았다.

 

빈 도시락 대신 비닐봉지를 들고

새벽에 찜해둔 영산강 끝자락으로 갔다.

우리가 따온 것은 산딸기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추억이었다.

 

보리가실이 끝나갈 즈음

감꽃이 필 무렵

앵두나무가 없는 우리 집은

산딸기가 최고의 간식이었다.

 

늦은 오후

삼호읍 나불도 들녘길에서

꽃받침만 남은 산딸기를 보았다.

그 거리가 장장 5리가 넘는다.

 

강둑을 헤집는 세 여인

아이스박스

묵직한 비닐봉지

붉은 생명은 그렇게 유린당하고 있었다.

 

마침내 발견한 처녀림

피로 물든 강둑으로 내려가

하나하나 정성껏 모아

한 움큼 만든다.

 

침 고인 입속으로

고향마을 뒷동산이 통째로 들어온다.

우리는 그렇게

50년 전의 추억을 삼키고 있었다.

 

그때야

구름 이불 속에서 잠자던 태양도

살며시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목포는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서 영산강 끝자락으로 갔다가 결국은 일출은 보지 못하고 산딸기만 촬영했습니다. 영산강 강둑에는 산딸기 군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무안, 목포, 영암에 에워싸여 있는 영산호 주변은 온통 산딸기로 가득합니다.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산딸기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종일 산딸기와 함께했던 어제의 기억을 시의 형식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영산강 주위에 왜 그렇게 많은 산딸기 군락이 형성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새삼 덩굴 산딸기의 생명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작년에 촬영한 옥암 수변공원의 산딸기 사진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꽃과 열매'의  시각에서 사진을 골랐습니다.

비가 더 많이 내려야 합니다. 농부에게도, 산딸기에게도 비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도 멋진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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