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사진을 찾아보니 꽃이 피고 지는 시기가 올해도 비슷하다. 물론 일찍 핀 꽃도 있지만, 꽃마다 개화 시기가 있는 것이다.
우리 동네는 지금 해당화와 금계국이 지고 기생초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동네에 가보면 접시꽃도 자주 눈에 보인다.
지금 생각해보니 꽃은 1년에 한 번 핀다. 그러니 꽃의 일생은 1년이다. 자신의 생육 조건에 따라 한 철 한 시기에 피었다가 진다. 그런데 그냥 지는 것은 아니다.
식물마다 다르겠지만 꽃은 피고 나서 독특한 방법으로 종족보존과 번식을 위한 씨를 남긴다. 가장 흔한 경우가 열매 속에 씨를 남기는 방법이다.
자연의 법칙이 오묘하다. 예쁘게 꽃을 피워 향기로 새와 나비와 벌들을 유혹하여 암술과 수술이 만나는 통과의례를 거친다. 거기서 열매가 열리고, 열매는 햇볕과 영양분을 공급받아 무르익게 된다. 열매 또한 각자의 색깔과 향기와 맛으로 동물들을 유혹하여 그 씨를 퍼트리게 한다.
꽃과 열매만이 아니라 씨도 대단한 존재다. 열매 속의 씨는 동물들의 내장 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배설물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씨는 혹독한 추위를 견디면서도 적당한 시기에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목포로 내려오면서부터 꽃의 일생을 거시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꽃을 꽃으로만 보지 않고, 열매와 연결했을 때의 감격은 차원이 다르다. 단순한 꽃의 찬미에서 열매를 통한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앞으로 몇 차례 꽃과 열매를 묶어서 올릴 예정이다. 그 첫 번째가 해당화다.
해당화는 향기가 좋아 화장품 향료로 쓰이며 뿌리는 염료로 사용된다. 한방과 민간에서 매괴화(玫瑰花)로 불렀으며, 뿌리를 약재와 함께 처방하여 치통, 관절염 등에 쓴다고 한다.
해당화는 고혹적인 선홍빛을 띠고 있다. 물론 흰색도 있지만. 그래서 술이 덜 깬 양귀비가 자신의 붉은 얼굴을 해당화에 비유했을 정도다.
빨갛게 익는 아름다운 해당화 열매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그래서 차나 잼을 만들 수 있고, 옛날에는 떡이나 전을 만들 때 색깔을 내는 재료로 썼다고 한다.
여기서도 자연의 법칙이 적용된다. 씨를 빼내고 사용해야 한다. 열매나 과일의 씨앗은 그 생명의 보존과 번식을 위한 것이다.
꽃 한 송이, 열매 하나에도 신의 창조 의지가 있다. 철에 따라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찬사를 보낸다.
월요일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끽하는 멋진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