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여왕, 장미의 계절입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장미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빨간색은 물론 다양한 색깔의 장미꽃이 자신의 자태를 자랑하며 우리들의 시선을 유혹합니다.
그리스신화에 장미의 전설이 있습니다. 신이 처음에 장미를 만들었을 때, 사랑의 사자 큐피드는 장미꽃을 보자마자 키스를 하려고 입술을 내밀었습니다.
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쏘았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비너스는 큐피드가 안쓰러워 벌을 잡아서 침을 빼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두었습니다. 그렇지만 큐피드는 가시에 찔리는 아픔을 감내하며 여전히 장미꽃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그리스인의 상상력이 대답합니다. 현대인들은 나이를 들면서 신화를 잊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신화 속에 감추어진 문학적 감수성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장미꽃을 선물한 적이 있으세요?
추운 나라인 러시아에서는 장미꽃이 한국보다는 훨씬 비쌉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는 남의 집을 방문할 때 꼭 장미꽃을 선물합니다.
문화의 차이일까요? 한국인은 두루마리 화장지나 세탁 세제, 기껏해야 과일 상자입니다. 하긴 우리도 개업식이나 결혼식에는 화환이나 화분을 보내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과시용이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장미꽃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블라드미르 에투슈 총장입니다. 러시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러시아의 국민배우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70세 생신 행사를 슈우킨 연극대학에서 거창하게 했습니다. 그때 저는 경기대에 근무할 때인데, 그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한국 졸업생들이 갹출해서 돈을 모아 장미 70송이를 선물하게 했습니다. 소문에 의하면 행사장이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선물은 정성입니다. 비싼 갈비짝이 아니더라도 성의가 있어야 합니다. 장미 70송이를 저 혼자 선물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은 대학교수가 된 그들에게 은혜를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갹출을 시켰던 것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블라드미르 에투슈 총장님! 그분과 저의 창조적인 만남이 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고, 한국의 연극교육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삼 에투슈 총장과의 숱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의 한국수용 소고
<한국연극 2013년 8월호>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의 한국수용 소고 -스타니스랍스키연기원을 중심으로- 나상만 (스타니스랍스키연극재단 이사장) 1.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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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로장에 갔다가 백장미가 우거진 아름다운 울타리를 보았습니다. 나머지 장미꽃은 1년 전에 아파트 단지에서 담았던 사진입니다. 오늘 사진 말고도 서울 보라매 공원에서 촬영한 사진이 있습니다. 장미꽃에 밀린 수국꽃과 ‘서울 장미’는 다음 주에 올리겠습니다.
날씨는 여름이지만, 장미꽃이 탐스러운 5월입니다.
소중한 분들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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