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노각나무꽃 사진만 올려놓고 무안공(務安公)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새 휴대폰에 대한 신고식이다. 덕분에 일출을 보고 몇 컷 건질 수 있었다.
전망 좋은 우리 아파트 입구에 나무 한 그루가 있다. 그 나무에 하얗게 예쁜 꽃이 피어있다. 워낙 높은 곳에 꽃이 피어 빅 크로즈업은 할 수 없었는데, 마침내 새 기기의 덕을 톡톡하게 보았다.
이 나무의 이름은 노각나무이다. 소박하면서 은은한 꽃이 피는 이 나무는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껍질을 갖고 있어 금수목(錦繡木)이라고 부른다. 원래는 녹각(鹿角)나무인데, 부르기 좋게 노각나무로 변했다고 한다.
이름에 대한 이설(異說)이 많다. 내 눈엔 나무 무늬가 사슴뿔을 닮았다. 배롱나무처럼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무늬가 사슴뿔 모양이다.
이 나무의 꽃이 참 맘에 든다. 동백꽃처럼 생겼는데 흰색이다. 여름에 피는 동백이라고 해서 하동백(夏冬柏)이라고 부른다. 여름 동백꽃이다.
이 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8종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노각나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상한 꽃을 핀다고 한다. 그래서 학명이 'Stewartia koreana Nakai & Rehder'으로 'koreana'가 붙어 있다.
자랑스럽지 않는가! 소박하고 고상하고 아름다운 이 꽃은 대한민국이 최고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나무는 신성하다. 질이 곱고 단단해서 고급 공예품이나 목기(木器)를 만들 때 사용한다. 옛날 뼈대 있는 가문의 제기(祭器)는 모두 이 노각나무로 만들었다.
여름 동백꽃과 함께 오늘 주룡나루의 일출도 몇 컷 올린다. 새 휴대폰 덕분이다. 무안공 할아버지와 아내가 없었다면 오늘 사진들은 담을 수 없었다.
오늘 일출은 잠시였다. 얼굴만 조금 비치고 다시 숨었다. 쉬고 싶었는데 내 정성에 못 이겨 꽃단장하고 나온 것이 아닐까!
세상과 만물은 감사의 대상이다.
모두 모두 고마운 분들이고, 소중한 존재들이다.
은혜받은 만큼 작은 것이나마 베풀고 살아가고 싶다.
오늘도 축복받는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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