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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매화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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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매화마을
백매화
소치 매화 1
소치 매화 2

 

예술가의 작품은 관람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돈과 권력으로 미술작품을 수집하던 시대가 있었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들이 지금도 컴컴한 창고에 방치되어 있다.

소치의 작품들은 참으로 많다.

85세까지 사셨으니 창작 활동 기간이 길었다.

소치의 작품은 위작(僞作)도 많다.

그만큼 이름값을 한다는 것이다.

 

오늘 올리는 작품은 진품이다.

운림산방에 소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품도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작품도 운명이다.

작품도 터(場)를 잘 잡아야 한다.

작품도 명당이 있다.

 

미술작품도 연극처럼 현장에서 봐야 한다.

운림산방에서 소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도 운명이다.

마치 인간처럼.

 

소치의 작품에서 매화 두 폭을 골랐다.

나는 매화를 좋아한다.

매화는 가난하여도 부자 앞에서 비굴하지 않다.

매화는 칼바람 같은 권력에도 움츠리지 않는다.

고고하게 그냥 그 향기를 피워낸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추위에도 매화는 그 향기를 결코 팔지 않는다.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평생 향기를 팔지 않는다.

 

상촌 신흠은 야언(野言)이라는 시에서 그렇게 노래하였다.

소치의 글과 그림에서 군자의 향기를 맡는다.

매화의 향기는 군자의 향기다.

2월이 되면 광양에 다시 가리라.

매화 향기 가득한 그곳으로!

 

후기: 소치의 매화 그림 속의 글 소개합니다.

 

이미 뼛속 깊이 시인의 옹골이 박혀

궁궐에 들어올 때의 치장으로 팔지 않는다.

 

담백은 절로 내 마을을 알고

그윽함은 본디 남에게 뽐내려 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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