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서인석 선배로부터 카톡이 왔다. 연필심 조각가 살라바트 피다이의 소개와 그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거 완전 예술이네!
옛날 김대환 선생이 쌀에 글씨를 세긴 작품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연필심에 조각을!
호기심이 발동하여 러시아 사이트를 뒤졌다. 마침 이종한 감독한테 밀린 숙제가 막 끝났기에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는데, 이건 완벽한 예술작품이었다.
러시아 화가이자 사진작가, 조각가인 살라바트 피다이(Salavat Fidai)는 1972년 USSR의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20년 동안 일반 회사에서 근무했다.
2000년대 초반에 조명 기법으로 첫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4년,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예술실험에 나선다.
2015년 4월, 암스테르담의 빈센트 반 고흐 박물관은 피다이가 호박 씨앗으로 만든 ‘별이 빛나는 밤’의 미니어처 사본을 트윗했다. 2014년 말과 2015년 초에 피다이는 연필 끝에 첫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부모님은 교육을 받은 예술가이며,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셨고, 지금은 은퇴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그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켜보았고, 이 창의적인 분위기를 흡수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미술 학교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예술가 보다는 높은 소득의 변호사 되고 싶었다.”
40세가 되었을 때, 나이에 대한 위기를 느낀 피다이는 변화사를 때려치우고, 어린 시절부터 그가 좋아하는 것으로 다시 돌아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다. 그는 평범한 유화로 시작했고, 그때 그는 성냥갑 미니어처에 관심이 있었고, 씨앗에도 관심이 있었다.
미니어처 아트에 관심이 컸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누군가가 연필 흑연으로 미니어처를 조각하는 것을 보았다. 흥미로워졌고, 시도해 보았다. 뭔가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다.
피다이는 스테레오 현미경과 교체 가능한 블레이드가 있는 칼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의 첫 번째 마이크로 조각은 직경 5mm의 슬레이트가있는 연필로 만들어졌다.
2014년과 2017년 사이에 피다이는 250개 이상의 흑연 조각을 만들었다. 작가는 흑연을 재료의 밀도에 따라 작품의 소재로 선택하는데, 작품의 규모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에 연필을 즐겨 사용한다고 한다. 살라바트 피다이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러시아, 영국, 싱가포르, 미국, 아랍에미리트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내가 살라바트 피다이를 블로그에 소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시도했고, 결국 그 분야의 최고 예술가가 되었다. 무슨 일이든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쉽지 않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노력한 결과다.
연필이 화가의 재료가 된 지는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연필심을 예술의 재료와 대상으로 삼은 적은 없었다, 이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독특한가?
만약 연필심에 조각을 새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이것으로 내 예술세계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연필심에 무엇을 조각할 것인가?
피다이는 이 허무맹랑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예술창조의 길에 진입한 것이다.
오늘 감수를 마친 스타니스랍스키의 세 번째 저서 마지막 문장이 떠오른다. 푸쉬킨의 오페라 <인색한 기사>에 나오는 시를 스타니스랍스키가 인용했다. 그 시를 다시 재인용하여 내 방식으로 다듬어 올린다.
높은 곳에서
행복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얀 천막들이 있는 계곡을
그리고 저 멀리 바다와
그 위를 달리는 돛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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