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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고향에 돌아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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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 유적지 대각문, 봄

 

 

보제루

 

동상
용호백로정(蓉湖白鷺亭) : 서울 용산에 있었다는 추사 김정희의 정자를 복원.
용호백로정(蓉湖白鷺亭)과 초의지
용호백호정에서

 

해남 대흥사 일지암을 복원함.

 

보제루
초의지

 

복원한 생가

 

추사 김정희의 글씨 茗禪(명선). 명선은 차를 마시며 선정에 들다'는 뜻.

 

귀고향
초의선사 영정
가을
겨울

중국에 다신(茶神) 육우(陸羽, 733~804)가 있다면, 조선에는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가 있다. 초의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은 육우의 다경에 대비되는 조선의 차 이야기 노래이다.

 

아내의 고향인 삼향읍 왕산리 왕산마을에는 초의선사 유적지가 있다. 19975월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초의선사의 생가가 위치한 봉수산 자락에 생가, 추모각을 복원하고, 추모비, 유물전시관, 교육관, 역사관, 문화관, 정자 등을 웅장하게 건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봉수산을 소개하면서 여러 번 언급했고, 최근 설경 사진을 올린 적도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유적지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 초의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사진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뛰어난 선승(禪僧)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시승(詩僧), 화승(畫僧)이며, 다성(茶聖)이었던 초의선사를 블로그 글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스타니스랍스키를 본격적으로 소개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오늘은 간략하게 초의를 소개하고 유적지 사진도 올려야 할 것 같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초의선사는 조선 정조 10(1786) 45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석현동에서 태어났다는 설도 있지만, 어찌 되었건 삼향읍은 확실하다. 속성은 흥성 장()씨이고 이름은 의순(意恂)이다. 초의(艸衣)라는 호는 출가 후 스승 완호(玩虎) 윤우(倫佑)로부터 받은 것이다.

 

15세에 나주 남평에 있는 운흥사(雲興寺)로 출가하였으며 19세에 해남 대둔사(大芚寺)에서 완호 스님으로부터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탱화를 잘 그려서 당대 오도자(吳道者)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한국 최고의 근대화가인 소치(小痴) 허련(許鍊)이 그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웠다.

 

서예에 뛰어났으며 강진에 유배 중이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으로부터 유학과 시문을 배웠다. 완당 김정희(金正喜) 등 당대의 석학들과 종파를 초월하여 교유하면서 조선의 마지막 문화의 불꽃을 피웠다.

 

39세 때 대흥사 뒤편에 일지암(一枝庵)을 중건하고 그곳에서 초의선(艸衣禪)》《동다송(東茶頌)을 지었으며, 1828년 지리산 칠불암에 기거하면서다신전(茶神傳)을 저술했다.

 

55(1840)에 헌종(憲宗)으로부터 대각등계보제존자초의대종사(大覺登階普濟尊者艸衣大宗師)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58(1843)40여 년만에 고향을 찾아 집은 다 허물어지고 잡초만 무성한 부모의 무덤을 보며 눈물로 시를 지었다.

 

고향과 인생무상을 읊은 이 시가 마음을 파고 든다.

 

   歸故鄕 (귀고향)

   고향에 돌아오니

 

  遠別鄕關四十秋 (원별향관사십추)

  멀리 고향 땅을 떠나 사십여 년만에

 

  歸來不覺雪盈頭 (귀래불각설영두)

  희어진 머리를 깨닫지 못하고 돌아왔네

 

  新基草沒家安在 (신기초몰가안재)

  새터는 풀에 묻혀 있으나 옛집은 그대로고

 

  古墓苔荒履跡愁 (고묘태황리적수)

  무덤은 이끼만 끼어 걸음마다 수심에 차네

 

  心死恨從何處起 (심사한종하처기)

  마음 비운 지 오래인데 한은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血乾淚亦不能流 (혈건루역불능류)

  피가 말라 눈물마저 흐르지 않는구나

 

  孤丈更欲隨雲去 (고장경욕수운거)

  지팡이에 의지한 외로운 중 다시 구름 따라 떠나노니

 

  已矣人生愧首邱 (이의인생괴수구)

  아서라 수구(首邱) 인생이라는 말이 참으로 부끄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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