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나불도(羅佛島)의 겨울
아득한 옛날
바다에 떠 있을 때
나한(羅漢이 피안(彼岸)을 묻고
부처(佛)가 섬이라고 답했다.
고려
강에 떠 있을 때
충렬왕이 꽃을 묻고
후궁(後宮)이 능소화라고 답했다.
그리고 또 고려
바닷물이 빠질 때
왜구가 바다를 묻고
장군이 강이라고 답했다.
조선
강물이 빠질 때
왕씨(王氏)가 땅을 묻고
이씨(李氏)가 국(國)이라고 말했다.
60, 70년대
강해(江海)가 하나였을 때
땅이 김장을 묻고
섬이 배추라고 말했다.
엊그제
육지가 되었을 때
바다가 물을 묻고
강이 똥이라고 답했다.
오늘
해가 멀리 도망갈 때
새가 시간을 묻고
내가 석양이라고 답했다.
내일
다시 날이 밝을 때
내가 역사를 묻고
해가 꿈이라고 답할 것이다.
해는 지고
외로운 새 한 마리
어디서 왔느뇨?
어디로 가느뇨?
728x90
'백잠일기(栢蠶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다르게 보이는가! (0) | 2022.01.04 |
---|---|
송우영호(送牛迎虎)! (0) | 2021.12.31 |
하늘 땅 강 바다 그리고 사람 (0) | 2021.12.25 |
예술섬 몽도(夢島) (0) | 2021.12.22 |
행복은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나온다! (0) | 2021.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