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룡나루에서 가까운 거리에 아주 독특한 미술관이 하나 있다.
주룡마을을 지나 자전거길을 따라 영산강 1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미술관은‘못난이’를 테마로 하는 공간이다.
2,000여 평 부지에 미술관, 동산, 유아 숲이 조성되어 있다. 미술관 안과 정원에는 못난이 아버지(?) 김판삼 작가의 작품들이 행복한 미소로 방문자들을 반긴다.
배불뚝이에 찢어진 눈
낮은 코
곱슬머리에 부릅뜬 눈
꼭 다문 입술
꽉 쥔 주먹
어렵사리 맞잡은 손
미술관 안팎을 장악한 못난이들의 당찬 모습이 참으로 독특하다.
그야말로 못난이들의 천국이다.
전시관 안에는 무인 카페가 운영 중이다. 성의껏 후원금을 넣고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다. 영산강 1경‘영산석조’와 근접해 있어 자전거 동호회원들과 젊은 아주머니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정확한 주소는 무안군 일로읍 상사바위길 125. 이곳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못난이들을 통해서 아버지, 어머니에 대한 추억과 사랑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한다.
“못난이 동산과 미술관이 들어선 이곳도 아버지가 농사짓고 소를 키우고 가물치 양어장을 했던 곳입니다.”
아직은 전기세도 감당하기 어려운 이 젊은 작가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작품에 신경 쓰다 보니 아이디어는 좋은데 경영이 어려워 보인다. 조경과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되고, 주룡나루와 연계되어 관광 벨트화되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겸손한 모습을 그리며 체험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을 낮추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 많은 1등은 다 어디로 갔는가?
암기력으로 잘난 사람 배출하는 한국의 교육,
이제 바뀌어야 한다.
창의력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다.
못난이 미술관이 그 작은 역할의 일부라도 시작했으면 좋겠다.
못난이는 못난이가 아니다.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 양귀비꽃을 앙각(仰角)이 아닌 부각(俯角)으로 찍었다.
작가의 유일한 권한이다.
양귀비야!
낮추니 더 아름답구나!
'역사와 문화의 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우진, 차범석 선생과의 만남 (0) | 2021.11.15 |
---|---|
내 고향 미술관에서 (0) | 2021.11.15 |
무등산 규봉암 설경 (0) | 2021.11.10 |
초대 무안현감 무안공 나자강을 찾아가다 (0) | 2021.10.29 |
칠백의총 (0) | 2021.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