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유독 심하게 깔렸다.
‘금호도와 낙조’를 블로그에 올리고 또 ‘주룡’으로 향했다.
안개 탓인지 하늘이 예전과 다르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는 그로테스크(Grotesque) 그 자체였다.
주룡에 도착할 때는 그랬다.
그렇게 ‘카오스(Chaos)’적인 건 처음이다.
그런데 서서히 안개가 자태를 단장하기 시작했다.
새색시 머리 감고 분 바르는 것처럼.
황홀한 광경이 내 가슴으로 다가왔다.
차분하게, 차분하게!
나는 그 광경을 크로키 하듯 담았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선조들이 잠들어계신 주룡에서
꿈을 꾸듯 찰나의 순간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멀리서 새 한 마리가 주룡나루를 향해 비상해 오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무슨 새인지는 알 수 없었다.
참으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백잠일기 초(秒)
2021. 09. 09
* 이 마지막 사진은 내일 아침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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