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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

새색시 보름달 보름달 시집 오는 날 새벽부터 폭우가 쏟아지더니 오전 내내 날씨가 흐렸다. 참으로 변덕스러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런 변덕은 괜찮다. 거짓말처럼 오후부터 화창한 하늘이다. 유교리에 들러 할아버지, 할머니 묘소에 다녀왔다. 상석(床石)에 휴대폰과 자동차 열쇠를 올려놓고 인사를 드렸다. 백부님 내외, 숙부님 내외 묘소에는 고개를 숙여 묵례만 드렸다. 유교마을 앞 당산 침계정에서 고향 선배와 후배들이 술자리를 하고 있었다. 합석하여 어린 시절의 추억담을 나누고 일로 청호리로 향했다. 먼저 주룡나루에 들러 오늘의 월출 전망을 점검하고 갈룡산으로 향했다. 8세조 녹사공 내외분, 9세조 무안공 내외분, 14세조 반계공 내외분 합장묘 앞에서 묵념을 드렸다. 일주일에 서너 번 성묘하기에 별도의 큰 인사는 드리지.. 더보기
갈룡산 가는 길 백잠일기 초(抄)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주룡은 다른 곳과 다르게 일출 기미가 보였다. 은적산에 운무가 깔리며 하늘이 다시 어두워진다. 상사바위 쪽만 윤곽이 뚜렷하며 나머지는 온통 운무에 젖었다. 철교 위의 하늘도 다시 회색빛으로 변하며 비가 내릴 기세다. 6시 40분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거세지며 영산강의 물결이 바다처럼 거칠어진다. 땅에 떨어진 능소화가 애처롭다. 우산을 들 수 없어 용호정(龍湖亭)으로 몸을 옮긴다. 사람들은 족보 없는 이 정자를 더 선호한다. 강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주룡나루의 아름다움 속에는 아픈 역사도 숨어 있다. 며느리와 딸을 강물에 잃은 금호공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내와 여동생의 시신을 강 속에서 건져낸 반계공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제수씨와 여동.. 더보기
금호도(錦湖島)의 낙조 금호도(錦湖島)에서의 한나절 문득 ‘한나절’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하룻낮의 절반이니 6시간을 의미한다. 어제는 해남에서 한나절을 보냈다. 산이면(山二面의 금호도(錦湖島)다. 예전엔 섬이었지만 육지와 연결된 지 이미 오래다. 집에서 20분이면 도착하는 곳.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목포를 벗어나고 싶을 땐, 고하도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 아내와 움직일 땐 항상 막걸리 한 병과 안줏거리를 준비하여 경치 좋은 곳에서 한잔한다. 그러나 금호도에 갈 때는 예외다. 가는 길에 맛집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가는 곳은 내장탕으로 유명한 곳이다. 내장탕은 하루 50인분만 팔기 때문에 오후에는 먹을 수 없다. 어제 우리는 국밥 대신 순대 안주를 시켜 이른 저녁을 먹었다. 블로그 ‘가을과 바다’는 순대 안주를 기다리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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