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습도가 높은 날이었습니다. 제 감각으로는 올해 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오늘도 무더위가 예상되지만, 오늘은 마운트 레이니어로 가지 않겠습니다. 대신 목포의 옥암천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우리 동네 옥암천에는 아름다운 수련과 남개연이 피어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가기 전부터 피었습니다. 아마도 이 무더위가 끝날 때까지 '피고 지고'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장마철을 이겨내며 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그 고귀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련의 고귀함과 당당함을 다시 담고 싶었습니다.
3일 전부터 시도를 했지만 남개연만 성공했습니다. 수련은 해가 뜬 후에 꽃이 피고 저녁에는 수면에 듭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오후 5시만 되면 꽃잎을 오므려 휴식에 들어갑니다.
어제는 작정을 하고 등산화를 신고 옥암천을 찾았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활짝 핀 수련꽃이 중무장한 저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스타니스랍스키가 설파했듯이 인간의 심리는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날씨가 덥다보니 셔터를 누르는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카메라가 열을 받았습니다. 카메라 작동이 중지되며 경고 문자가 뜹니다. 정말이지 휴대폰이 너무 뜨거웠습니다.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잠시려니 했지만 열받은 기기는 계속해서 경고만 보냅니다.
땡볕에서 수련꽃을 바라보며 지혜를 배웁니다. 짜증을 부리지 마라. 날씨나 휴대폰 탓을 하지 말자. 모든 것은 나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날씨가 덥다고 엉뚱한 사람에게 짜증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견해가 다르더라도 이해와 관대함이 필요한 날씨입니다.
꽃이 스승입니다. 지식은 책과 인터넷에 있지만 지혜는 내 깨달음의 영역입니다.
수련을 바라보며 지혜를 배웁니다. 오늘도 지혜로운 하루를 소망합니다.
깨달음을 얻으니 길이 보입니다. 마지막 컷은 경고 문자와 함께 캡처하여 촬영에 성공했습니다. 열받은 휴대폰도 관용을 베푸네요.
일요일은 블로그를 쉬는 충전의 날입니다. 못 다 올린 사진을 "에튜드가 있는 미술관"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수련이 잠드는 시간에 '나 교수의 창'을 방문하시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톡으로는 전송하지 않습니다.
멋진 주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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