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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의 노래

나 이제 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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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끝자락


원래는 크레센트 호수의 풍광을 올리려는 계획이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사진까지 골랐었다.

오늘 새벽 영산강 끝자락의 여명이 심상치 않았다. 몇 컷만 담으려다 배터리가  소진될 때까지 담았다. 마지막 컷은 화면이 보이지 않아 감으로 셔터를 눌렀다.

대한민국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몇푼의 보조비를 받으려고 자존심을 버려야 할까.

김민기.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진정한 공연예술가였다.

예술성과 대중성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공연예술의 한 획을 그었다.  자금은 문 닫은 그의 극장에 포스터 한 장 붙이는 심정으로  영산강 끝자락의 오늘 새벽을 담았다.

'태양'과 "아침이슬"은 상극이다. 태양이 붉게 떠오르면 아침이슬은 사라져야 한다. 그의 시가 의미심장하다.

나 이제 가노라.
앞서간 그가 정말 우리 곁을 떠났다. '학전'이 아닌 '하늘소극장'에서 못다한 공연 펼치소서.

 
아침이슬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내 맘의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2024.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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