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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며칠간
봄날 같더니 다시 추워졌다.
오늘은 윤동주 시인의 순국일이다.
조선인 유학생들과 조선의 독립 및 민족문화의 수호를 선도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제국대학 의학부의 생체실험 대상으로 고통을 받다가 1945년 2월 16일, 28세의 나이에 순국하였다.
날씨도
세상도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차가운 겨울(雪中冬柏)을 통해
봄을 기다리는 시인의 마음과 님의 안타까운 죽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역설적인 사진을 골랐다.
봄의 역상(逆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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