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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우리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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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는 길에는

2개의 길이 있다.

 

돌아올 수 있는 길.

돌아올 수 없는 길.

 

일제강점기 때

무안땅 삼향읍 유교리에서 4남 3녀의 막내딸로 태어나

신교육을 받고 서울로 시집을 갔다.

 

6.25로 큰오빠와 셋째오빠

형부를 하룻저녁에 잃었다.

 

육군장교인 남편도 떠났고

화병으로 아버지까지 돌아가셨다.

 

모질고 모진 시아버지 수발하면서도

삯바느질로 어린 두 남매를 키워냈다.

 

명문대를 나온 아들은 뉴질랜드로 이민 갔고

딸 집에서 살다가 마지막은 요양원에서 보냈다.

 

우리 막내고모님 이야기다.

한많은 세상을 살아오셨다.

 

고모님이 어제 소천하셨다.

그 시각 나는 고모님이 가는 길을 닦고 있었던 것일까.

 

돌아올 수 없는 길은 외롭다.

외롭더라도 누구나 한 번은 가야할 길이다.

 

나의 고향, 고모님의 고향

우리 모두의 고향에서 바라본 석양 하늘이 아름답다.

 

저 아름다운 하늘로 가는 길이

외롭더라도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저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보내는 길이

슬프더라도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나신자.

 

광란과 질곡의 현대사를 외롭게 걸어오신

고모님의 명복을 빕니다.

 

내일은 하루 쉽니다.

대전 국립현충원에 가야 합니다.

 

새벽에 가야하기에

오늘 당겨서 블로그 올립니다.

 

1월의 마지막 날 뵙겠습니다.

뜻깊은 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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