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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전주 그리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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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는 눈이 더 많이 내렸습니다.

전주 가는 길은 온통 눈세상입니다.

 

셔터를 누르는 저는 소년의  심정이지만

핸들을 잡고 있는 아내는 고통의 연속입니다. 

 

전주 가는 길
눈이 많이 내린 전라북도
전라북도 완주군 이서면 근처
완주군 이서 휴게소
전주 한식당 호남각

목포에서 약속 장소인 전주의 한식당 '호남각'까지는 4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를 포함해서 모두 일곱 분이 모였습니다. 

 

건축가이자 세예가인 추원호 시인. 카톡상으로만 뵙고 초면입니다. 

대학시절 만났다가 지난 여름 42년만에 만난 심가영, 심가희 자매. 두 분은 한국무용을 세계에 알린 예술인으로 삼례예술촌 공동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두 분은 전주에서 특강을 주선해 주셨고, 전북 누벨바그영화제에도 저와 윤문식 선배를 초청해 주신 문화기획가들입니다.

그분들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전주를 가게 되었습니다.

 

두 자매께서 대학 동문이 아닌 손님을 모시고 오셨습니다. 청송 심씨 일가인데 '솔로몬농장'의  회장되는 분입니다. 연세대를 나와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다가 임실로 내려와 농장에서 돼지를 3,000마리나 키운다고 합니다.

 

심관섭 대표가 2차를 예약해 놓아 추원호 시인은 일찍 귀가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헤어지기 직전 촬영했습니다. 어떠한 눈길도 거침없이 달리는 심관섭 대표의 세컨드 카 앞에 두 분이 포즈를 잡았습니다.

솔로몬농장 심관섭 대표와 추원호 시인, 2022년 12월 22일
숙소의 로고

화려한 외출 2 

제가 머물렀던 숙소의 이름입니다.  따뜻한 방과 넓은 욕실이 맘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객실에 컴퓨터가 있어 블로그 작업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의 블로그 '설산 천황봉에 오르다'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어제 올렸던 전주 한 컷과 아래의 두 컷은 바로 숙소 근처에서 새벽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밤새 엄청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12월 23일 새벽

 

낮 12시에 보리굴비를 잘하는 곳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의 멤버에 새로운 분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기억하실 것입니다. 구례의 운조루 말입니다. 운조루의 창건자인 류이주 선생의 8세손 유응교 시인은 추원호 시인의 대학원 스승이기도 하십니다.

 

전북대 학생처장을 역임하신 유응교 박사님의 시조 사랑과 조상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십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약속 시간 30분 전에 전라북도 도청 앞의 공원에서 담은 전주의 설경입니다.  

전라북도 도청 앞 공원
산수유 열매와 눈

 

 

 

2022년 12월 23일 오전
전라북도 도청 앞 공원
소중한 인연들을 담아준 아내의 촬영 솜씨에 박수를 보냅니다.

유응교 시인의 7대조 류이주 선생은 화성중군(中軍)으로 봉직하면서 현릉원(顯隆園)의 천봉 공사 책임자로 그 공을 인정 받아 정조로부터 자헌대부로 2계급 특진하였고, 수원 화성의 증개축과 정원공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건축학을 전공하고 가르치신 인연이 깊고도 오묘합니다.

 

유응교 시인이 보내준 글 하나 소개합니다.

수원화성을 아름답게 축성하고 싶은 정조대왕께 한 신하가 엎드려 물었습니다.

 

"폐하!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성을 왜 이렇게 아름답게 짓습니까?"

 

정조의 답변이 압권입니다. 정조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아름다움이 능히 적을 이기느니라!"

 

보리굴비에 막걸리를 곁들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팔순의 시인은 참으로 건강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집니다.  우리 사회가 각박해도 우리는 인연의 소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베풀어야 합니다. 저 구례의 운조루 정신이 성탄과 함께하길 소망합니다. 

 

전주의 따뜻한 환대를 잊지 않겠습니다. 

 

소중한 인연을 맺어준 심가영, 심가희 대표님!

아름다운 영혼의 유응교, 추원호 시인님!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해 맛있는 저녁과 점심 식사, 그리고 2차까지 '타인능해'의 정신을 베풀어 주신 심관섭 대표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차가 밤새 주차되어 있는 호남각까지 그 멋진 차로 우리들을 바래다 주셨습니다.

 

눈과 함께한 1박 2일의 전주 여행. 

지나간 추억이 아니라,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인생은 여행입니다. 멋진 분들과의 소중한 여행은 큰 행복입니다. 

여러분의 멋진 여행을 응원합니다. 눈길 안전운행을 해준 아내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다음 날의 호남각 설경
호남각 처마의 고드름
하얀 모자를 쓴 녹두장군과 함께 뜻깊은 성탄절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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