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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산강 하구둑 아래의 바다를 찾았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곳입니다. 숙제 하나를 끝낸 상태라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새들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썰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낚시꾼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고기떼가 다른데로 이동했나 봅니다.
그 바다를 독차지했습니다. 유달산과 삼학도를 혼자 보는 느낌이 조금은 멜랑꼴리합니다. 석양도 느낌이 날마다 다릅니다.
'낭만 항구 목포'라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목포를 나타내는 모든 상징물에 이 문구가 들어갑니다.
글쎄요. 제가 보기엔 목포에 낭만이 별로 없습니다. 분위기만 좋다고 낭만 항구가 될 수는 없지요.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야 합니다. 낭만은 유희가 아니라, 감성과 정서의 영역이지요.
예향 목포가 감성의 도시로 진화하길 기대합니다. 예술은 구호가 아니라, 느낌 그 자체입니다.
청둥오리 부부가 없었다면 석양의 분위기가 달랐을 것입니다. 오리 두 마리가 저에게 에너지를 줍니다. 청둥오리가 목포바다를 따듯한 감성으로 가득 채웁니다.
큰 화물선 한 척이 불을 켜고 들어옵니다. 고깃배들은 집어등을 켭니다. 낭만 항구 목포가 어두워지며 가로등 불빛이 하나하나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입니다. 영산강에 달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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