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살 때 전라남도 함평군 신광면 개천리 사천에 있는 외가에서 자랐다. 한 살 차이로 남동생이 태어나 무안군 삼향면 유교리 친가에서 어머니의 젖을 먹으면서 자랄 수 없는 처지였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려 있는 함평군 신광면에 독립운동가 김철 선생의 생가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그의 사당과 가묘가 있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더구나 외가가 있는 신광면에 상해임시정부의 청사가 복원되어 있다는 사실을 어제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도산 안창호와 백범 김구 선생을 안다. 그리고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에 대해서 대강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독립운동을 했으며, 상해임시정부의 요직을 담당했던 김철 선생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김철과 중국 상해에서 청년운동을 주도한 조카 김석이 태어난 생가터를 다녀 왔다. 함평 출신 독립운동가가 두 분 말고도 네 분이 더 있다는 것도 어제야 알았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앞으로 함평을 자주 가야 할 것 같다. 함평의 ‘상해 임시정부청사’는 1926년 6월부터 1932년 5월까지 존제했던 상해 푸칭리 4호 청사를 본떠 지은 것이라고 한다.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찾아뵙는 것이 후손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이렇게 좋은 시절에 태어나 호강을 부리고 있겠는가!
선거 막바지에 다다른 정치판은 참으로 기관이다. 비방과 욕설, 가짜뉴스로 상대방 깎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나라 사랑을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고 슬프다.
나비 축제로 성공한 함평이 이제 역사로 시선을 돌렸다. 함평의 임시정부청사가 우리 근대사의 산 교육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반복하지만 건물은 하드웨어다. 소프트웨어인 역사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 역사문화의 고장 함평을 기대한다.
멋진 월요일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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