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을 끝내고 군산동 임 교장의 판소리연구소에 들러 잠시 얼굴을 보고 고하도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충무공 제477주년 탄신일입니다. 고하도에는 장군의 유적지가 있습니다. 여러 차례 소개해서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윤명철 교수께서 탄신일에 맞춰 시 한 편을 보내주셨습니다. 장군의 애국혼에 고개를 숙이며 윤 교수님의 나라 사랑에 박수를 보냅니다.
약속했던 작년 나불도의 꽃창포 사진은 다음 기회로 미룹니다. 오늘 고하도에서 담은 사진 함께 올립니다. 오늘은 유적지에 있는 소나무들을 다른 각도에서 담아보았습니다.
<이순신께서 태어나신 날. 꿈속 다짐>
윤 명철
나는
‘텀벙’ ‘텀벙’
물소릴 낸다.
물고기 탐내는
가마우지의 못생긴 물갈퀴가
물바닥치는 소리처럼.
틈날 때마다
혼줄에 쥐가 오를 때마다
자맥질하며
헛발질이라도 하면
가슴께가 싸해지며
묵은 화덩이가 솔 솔 풀어지는 듯해서 말이다.
그리고
어떤 날들.
9월 29일.
고구려 벽화의 북두칠성들이
우수수 떨어져
광개토태왕이 탄 자백마 투구를 금 가게 한 날.
10월 26일.
부라우닝 권총이 7발 불 뿜고.
안중근의
'코레아. 우라 우라'
고구려 땅을 울린 날.
2월 21일.
풍찬노숙.
역사를 밟고, 독립을 캐던
신채호의 국혼이
여순감옥 찬 바닥에서 숨거둔 날.
12월 16일.
이순신의 긴 칼, 깊은 수심들
조선 백성들의 생목숨들이
핏물 소용돌이치는
노량을 울부짖게 한 날.
그리고
4월 28일.
오늘처럼
훗날 야쿠샤 혼마찌파들이 설쳐대는
충무로에서
그 냥반
배냇소리(胎聲) 지른 날.
이런 날 들은
작심한 채로
다 벗어 재끼고 소릴 낸다.
텀벙. 텀벙.
텀벙.
꼴깍꼴깍
물먹어 가면서도
자맥질한다.
몇 번씩.
비장한 마음으로.
비록
긴 생(生)평선의 끄트머리에 선 채
꾸는
서툰 다짐이지만.ᆢ
2022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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