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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광주 서울 나주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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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 안 550년 수령의 은행나무
시조 제단
추원당 제각에서 촬영한 장면
시제 전 잠시 촬영
제각 경내에 핀 민들레
제각 앞에 핀 복사꽃
함평천지 휴게소, 복사꽃
복사꽃
튤립

 

 

최근 며칠 동안 동분서주(東奔西走)했습니다.

11일 광주전남지역 종친회 모임에 참석하여 광주에 들렀다가, 다음 날인 12일 나주로 이동하여 나주역에 주차하고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오후 인사프라자 지하에 있는 장수하늘소에서 한국공연예술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한국공연예술원은 1996년 창립부터 이사로 참석하여 활동하다 미국으로 가면서 저는 잠시 공백 기간이 있었습니다, 모두 22분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양혜숙 이사장님, 김호남 원장님을 비롯하여 이사님들의 면면이 대단하십니다. 이번에 조직한 부산, 충주, 목포 지역에 지역위원장을 두게 되었는데 제가 광주전남지역을 담당하는 목포지역위원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야간열차를 타고 나주로 내려 갈 예정이었으나, 심야 열차가 없어 서울역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용산으로 이동하여 첫 열차로 나주에 내려왔습니다. 나주에 도착하여 제 가방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색깔은 분명 검정인데 제 것이 아닙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신형균 사무총장 가방과 바뀐 것입니다. 자동차 키가 가방 속에 있으니 이거 난리가 났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휴대폰 배터리도 용량이 다 떨어져 나주역 매표소에서 신세를 지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내가 비상 키를 가지고 나주로 올라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신 총장님께 전화하여 가방을 각자 택배로 보내기로 하고 우선 큰불을 껐습니다.

나주에 거주하는 연극인 일행 씨에게 전화를 걸어 나주역에서 보산동 제각(祭閣)까지 신세를 졌습니다. 일행 씨는 제 연극에 많이 출연했던 배우이며 자신의 극단도 갖고 있습니다. 일행 씨 차 안에서 보산동 가는 동안 20여 분 휴대폰 충전도 했습니다.

항상 이렇게 극적으로 살아왔지만, 뒷감당은 아내의 몫입니다. 잔소리하더라도 참아야 합니다. 집에서 목포역, 목포역에서 나주역, 나주역에서 차를 몰고 시제가 진행되고 있는 보산동까지 오면서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내도 이곳 도선산에 자주 왔기 때문에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시조단(始祖壇)이 있는 나주 도선산 시제는 우리 문중에서 거행하는 가장 큰 제사입니다. 코로나 비상시국에도 전국에서 약 30여 분 이상의 종친들이 참석했습니다. 40분 먼저 도착했기 때문에 제사상 차리는 일과 청소 일도 도울 수 있었습니다. 금호공 선조께서 심으신 500년 수령의 은행나무도 촬영하여 종친들 카톡에 송신했습니다. 제각 정원에 예쁘게 핀 민들레도 담을 수 있는 여유도 있었습니다.

나주 시제에 처음 참석한 제가 갑자기 축문을 읽게 되었습니다. 독축(讀祝)은 원래 장단고저(長短高低)를 넣어 읽어야 하는데,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부담감 없이 축관(祝官)을 맡게 되었습니다. 시조 제단축(祭壇祝)을 위시하여 5세 직장공, 6세 전서공, 7세 나성군, 8세 감무공, 10세 장사랑공, 11세 승지공의 축문을 읽었습니다. 평소 조상님들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했기 때문에 제사의 주인공이 누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고, 연극을 했기 때문에 큰 실수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연습하여 내년에는 제대로 해보겠습니다. 

시제는 문중마다 형식과 방법이 다릅니다. 우리 문중은 비교적 간소하게 시대에 맞게 하고 있습니다. 진행 절차를 한문과 한글을 동시에 사용하여 하기에 젊은 세대들도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종친, 특히 젊은 후손들이 조상의 업적을 기리며 우리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더 연구해야 할 숙제가 남았습니다.

시제가 끝나고 보니 아내가 와 있었습니다. 요즘 가죽공예를 배우러 다니는데 오늘 결석을 하고 온 모양입니다. 말은 하지 않아도 표정이 평소의 모습이 아닙니다. 총회가 끝나고 나주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여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내가 운전하는 차로 몽탄에 사시는 종친 한 분과 목포에 사시는 종친 한 분을 모셔다 드렸습니다. 두 분 다 할아버지가 되는 항렬입니다. 참으로 긴 하루였습니다.

새벽이 밝아옵니다. 오늘은 일로에서 또 시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17일에도 또 다른 시제가 계속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조상님들을 뵐 생각입니다.

최근 목포에서 광주, 서울, 나주로 이동하면서 담은 사진들 함께 올립니다. 오늘도 멋진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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