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선조님들의 시제가 많은 날이었습니다.
1차로 일로 경모재에서 8세 녹사공과 9세 무안공, 2차로 주룡 선산에서 금호공의 시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두 분의 시제에서는 종헌관(終獻官)의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종헌(終獻)이란 제사를 지낼 때 마지막 잔인 세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두 조상님에 대해선 블로그에 자주 소개했고, 평소 영적 대화를 많이 나눴던 터라, 이번 시제에서 두 분께 종헌할 수 있었던 감회가 조금은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지난 1년간 두 선산을 오가며 기원도 드리고 약속도 많이 했습니다.
어제 직계는 아니지만 14세조 반계공의 아드님이시고 선교랑(宣敎郎)을 역임하신 중소 할아버지의 시제에서는 아헌관(亞獻官)을 맡게 되었습니다. 아헌(亞獻)이란 제사를 지낼 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제사의 형식과 절차는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근본 목적은 절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조상에 대한 숭배와 종친 사이의 화합입니다. 제사와 시제를 통해서 모르는 종친들을 알게 되고 한 뿌리임을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하는데, 갈수록 참석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도 있겠지만, 30대 미만의 참석자들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곤란합니다.
머리를 맞대고 미래 세대를 위한 시제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합니다. 앞으로 30년 후, 어떤 세대들이 문중의 시제를 주관하며 참석할까요? 시대를 탓하지 말고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조심스러운 생각이지만 시제의 축제화와 잔치화, 관광화를 구상해 봅니다. 참배 여행, 시제 관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모든 문중이 고민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 제당의 서까래가 썩기 전,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오후에 집에 와보니 바뀐 가방이 택배로 도착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갈매기의 꿈을 생각해 봅니다. 저 멀리 유달산이 보입니다. ‘춘달산’에 실리지 못한 사진 올립니다. 유달산 일등바위에 앉은 까치입니다. 갈매기의 꿈과 까치의 행복을 보냅니다.
오늘은 나주에서 강의가 있는 날입니다. 일찍 출발하여 11세조 승지공이 심은 동백나무를 보려 금사정에 가렵니다. 지금쯤 동백꽃이 붉게 물들었을 것입니다. 600년 수령의 천연기념물 동백나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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