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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항구다

체호프, 벚꽃동산,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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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 옥암동 4월 4일

한국 근대극과 현대극의 선구자 김우진과 차범석을 배출한 도시 목포. 목포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나는 내 고향 목포에 대한 나름의 부채를 안고 있다. 서울과 광주에서 작품 활동을 접고 목포에 내려온 연유도 거기에 있다.

 

두 거장 말고도 목포는 연기자 김성옥, 김길호, 연출가 정일성과 극작가 김창일을 배출한 도시다. 그렇지만 현재 목포의 연극 수준은 서울이나 대도시에 비교하면 낙후되어 있다.

 

작년에 입암산 자락에서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을 떠올렸다. 물론 연극의 분위기는 분명 다르지만, 연극 <벚꽃동산>이 목포에서 상설 공연되는 꿈을 꾸었다. 입암산 근처에 문화예술회관이 있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젊은 배우들을 길러내고 기성 연극인들을 재훈련시키고, 원로배우들을 초청하여 상주시킨다면 가능한 일이다. 목포시립극단을 새롭게 변신시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만들 수 없는 대작 제작이 가능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목포는 3차 문화도시에 선정되었다. 문화도시 목포의 미래는 연극과 문학을 포괄한 이야기(Story)에 있다. 그래서 나는 방송 인터뷰에서 목포는 '스토리 시티(Story City)'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스토리가 탄생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제작되어, 그 이야기가 향유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야기가 현장에서 향유되는 공연콘텐츠는 최고의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입암산 벚꽃이 개화되는 시점에 연극 도시 목포에서 개막하는 '<벚꽃동산> 국제연극제'를 상상해 보라. 러시아 모스크바예술극장과 미국, 중국, 일본, 독일 극단들을 차례로 초청한다면 세계적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추가하여 연극제를 지속시키면, 항구도시 목포의 이미지를 세계에 과시할 수 있다. 목포의 갈매기와 모스크바예술극장의 상징, 갈매기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국제스타니스랍스연극제로 확대, 발전시켜 러시아와 격년제로 개최한다면 목포는 국제적인 연극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문화도시로 선정된 목포는 향후 5년간 정부로부터 수백억 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그 지원금의 10분의 1만 배정하면 가능한 일이다. 나는 이에 대한 차분한 준비를 해왔다. 차기 목포시장을 꿈꾸는 분들이 관심을 둘 일이다.

 

KTX 타고 목포에 연극 보려고 오는 시대, 전 세계의 연극 팬들이 목포의 벚꽃과 바다, 주변 섬들의 경치에 취하고, 남녘의 산해진미에 뿅 가는 모습이 내 눈에는 보인다.

 

세상에는 목포보다 벚꽃이 더 아름다운 곳이 많다. 그러나 일본이나 진해는 벚꽃뿐이다. 벚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목포는 벚꽃을 통해 체호프와 스타니스랍스키를 만나야 한다. 그리하여 김우진과 윤심덕의 <사의 찬미>도 차범석의 <산불>도 세계인과 교류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영감을 준 2021 3 27일 목포 입암산의 벚꽃을 소개한다. 그리고 나불도에 만개한 최근의 벚꽃 사진도 함께 올린다. 벚꽃과 함께 꿈을 꾸는 배우새 직박구리 사진도 한 컷!

 

멋진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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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4일, 목포시 옥암동
꿈 하나, 2022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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