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전주 일정을 마치고 목포로 내려왔습니다.
전북의 문화를 이끌고 계시는 소중한 분들과 소통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1985년 4월 전주시립극단의 창단과 함께 시작된 전라북도와의 만남도 어언 38년이 되었습니다.
저와 인연을 맺었던 전북의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만나게 된 분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두고두고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아 오늘은 참기로 했습니다.
전주에 가기 전, 강석영 회장님이 목필균 시인의 <명자꽃 만나면>이란 시를 올리셨습니다. 그날 저는 ‘전주에 왔습니다’라는 블로그에 목포에서 촬영한, 곧 터질 것 같은 명자꽃을 올렸지요.
아침 일찍 일어나 그 명자꽃을 다시 찾았습니다. 꽃봉오리가 마침내 꽃잎을 필치기 시작합니다. 며칠 사이 자리를 비웠더니 천변의 개나리도 만개했습니다.
명자꽃 만나면
- 목필균 -
쑥쑥 새순 돋는 봄날
명자야 명자야 부르면
시골티 물씬 나는 명자가
달려 나올 것 같다
꽃샘바람 스러진 날
달려가다가 넘어진 무릎
갈려진 살갗에 맺혀진 핏방울처럼
마른가지 붉은 명자꽃
촘촘하게 맺힌 날
사랑도 명자꽃 같은 것이리라
흔해 빠진 이름으로 다가왔다가
가슴에 붉은 멍울로
이별을 남기는 것이리라
명자야 명자야
눈물 같은 것 버리고
촌스러운 우리끼리 바라보며
그렇게 한세상 사랑하자
매화처럼 생겼으나 더 진한 명자꽃, 작년 가을에 몇 송이가 피어 저를 놀라게 했던 그 명자꽃이 아직은 절정은 아닙니다. 그러나 혼자 보기엔 그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감당할 수 없어 사진에 담았습니다.
시와 꽃의 만남이 사진으로 연결됩니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가 소통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카톡이 아름다운 시와 아름다운 꽃으로 소통하여 향기 그윽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 향기 그윽한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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