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복(福)은 무엇일까?
옛날에는 1) 오래 살고(壽, 수) 2)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물(富, 부)과 3) 몸과 마음의 건강(康寧, 강령) 4) 선행으로 덕을 쌓는 것(攸好德, 유호덕) 5)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考終命, 고종명)을 오복(五福)이라고 했다.
오복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요즘은 1) 건강(健, 건) 2) 배우자(偶, 우) 3) 재산(財, 재) 4) 일(事, 사) 5) 친구(友)를 오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공감하는 오복관(五福觀)이다.
복이란 행복(幸福)이다. 오복은 5가지의 행복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행복해지라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어떤 능력이 있기에 남에게 복을 그렇게 쉽게 줄 수 있는가? 기원의 의미로 해석해 봐도 문제는 남는다. 행복이 그렇게 쉽게 오는가?
따지고 보면, 모든 것은 자신의 노력에 따라 오는 것이지 오복이 굴러오는 것은 아니다. 평소 운동하며 몸 관리를 잘해야 건강하고, 아내에게도 인정받을 만큼 잘해야 대우를 받고, 돈이란 것도 그저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또 동창은 많지만,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사귀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본인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더 행복해지라는 것이고, 더 행복해지라는 것은 더 노력하라는 말이다. 알고 보면, 이거 덕담이 아니라 엄청난 훈계다.
지난 며칠간 블로그에 새해 인사를 수차례 했다. 그러나 한 번도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른 표현으로 대체한 것이다.
어제 블로그를 하루 쉬었다. 사진과 글을 올리지 않았는데도 104분이 방문하셨다. 오늘은 두 번에 걸쳐 블로그를 올릴 예정이다. 이번 블로그에는 하나의 사진만을 올린다.
맘에 드는 사진이다.
나뭇가지에 한 마리의 새가 앉아 있다. 열매가 5개 보인다. 오복(五福)을 상징한다. 그 많은 열매가 열린 나무에서 새와 함께 그 장면을 담을 수 있는 것은 행운이고, 큰 행복이다. 인위적으로 연출할 수 없는 완벽한 그림이다.
오복도(五福圖).
작은 액자에 넣어야 할 것 같다. 사진을 볼 때마다 각오(覺寤)를 다질 생각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새해 복 ‘적당히’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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