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최고 자랑 중 하나인 유달산에는 야외 조각공원이 있다.
목포시가 내려다보이는 유달산 이등바위 아래 위치한 조각공원은 지난 1982년 11월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조각공원으로 개원했다. 초기에는 한국조각공원연구회 회원들의 작품들을 임대 전시해왔으나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작품이 교체되었다고 한다.
이 조각공원은 관상수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유달산을 찾는 관광객의 기념사진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야외음악당, 분수, 휴게소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시민의 쉼터로 활용되고 있다.
목포 조각공원을 처음 찾았던 때는 러시아 유학을 떠나기 직전이었다. 30년의 세월이 흘러 썰렁하던 조각품들이 많이 자란 관상수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생명감이 한층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내 눈이 까다로운 것일까?
조각품 하나하나의 예술성이 풍부함은 인정한다. 그러나 작품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하여 자연과의 조화가 부족하다. 내 전문용어로 미장센이 엉망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조각품 하나하나는 배우이다. 나무나 꽃을 비롯한 공원의 주위환경은 무대장치다. 배우와 무대장치가 따로 놀고 있다. 그뿐인가. 배우는 보이지 않고 무대장치와 의상만 보인다.
우리나라의 조경문화가 많이 발전했다. 웬만한 아파트에도 좋은 나무들과 꽃들이 계절에 따라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콘크리트 건물의 딱딱함을 부드럽게 해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나무들을 공간만 있으면 그냥 식수했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공원의 정원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 정원, 특히 백제의 정원문화는 다른 문화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옛 선조들의 심미안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유명한 사찰이나 정자에 가보면 건물과 나무의 조화가 그야말로 예술이다. 작은 암자에도 그러한 배려와 미가 남아 있다.
나무 한 그루라도 세심한 배려를 거쳐 심어야 한다.
11일 서울 손님이 케이블카를 타는 동안 유달산 조각공원을 다시 찾았다. 몇 개의 작품을 그러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작품을 나름대로 해석해 가슴에 담았다.
조각품은 가서 봐야 한다. 작가들에게 실례를 무릅쓰고 셔터를 눌렀다.
또 느끼는 거지만 자연은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다. 그 예술에 인공의 공원을 만들 때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사진을 담으면서 줄곧 그 생각을 했다.
작은 정원이 있는 집을 짓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싶다.
사진은 2회에 걸쳐 나눠 올리겠습니다.
멋진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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