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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의 노래

자연의 소리, 역사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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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보이시나요?

 

 

해륙사관을 주창한 윤명철 교수의 저서
윤명철 교수가 제작한 우리 역사지도

  새벽 1시에 일어나

  이종한 감독님의 원고와 관련하여

  영문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 중략.

 

아침에 어제 일출을 블로그에 올리고

어제 석양 사진 정리하다가 부리나케 영산강을 찾았습니다.

 

오늘 일출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영감으로 느꼈고

윤명철 교수님의 카톡에서 오늘이 음력으로 광개토대왕의 붕어일(崩御日)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윤명철 교수님은 한국 최고의 한국고대사 전문가이십니다. 특히 그분의 해양사관은 독보적입니다.

 

몇 년 전 사할린으로 떠날 때

왜 그분의 책을 사서 가지고 갔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한국공연예술원이라는 단체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카톡을 교환해 왔습니다. 윤 교수님의 역사 강의는 명쾌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섬광처럼 영혼을 파고듭니다.

 

공연예술원 단톡방에 올렸던 목포 바다의 석양바로 다음 글에 윤 교수님께서 광개토대왕, 소리를 올리셨습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역사 소리, 우주 소리 ...... 화이팅입니다!라는 댓글을 사진 한 컷과 함께 올렸습니다. 석양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구름의 모습이 고구려 고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윤명철 교수께서 제 개인톡에 다시 그 시를 보내오셨습니다.

   그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음력 929

광개토태왕이 412년에 붕어하신 날입니다.

 

  <광개토태왕비, 소리>

 

  윤명철

 

뭇사람들의 눈치를 본다.

작은 귀 쫑긋 세워 가까이 대본다.

혹여 들을까 하고.

 

사람들은

때로 비문에서 소리를 듣는다.

귀 없어도, 눈으로 손끝으로 마음으로 소리를 듣는단다.

 

역사 소리, 우주 소리를.

 

귀로, 마음으로, 몸으로 소리가 들린다.

 

용산을 훑어온 바람

압록강물을 스쳐온 바람들이

헐벗은 몸뚱이를 스친다.

드넓은 초원을 지나

풀잎들에 찔려 녹색 핏물로 범벅된

소리가 들린다.

자작나무 숲을 헤매면서 지쳐버린

한숨 밴 소리가 자진할 듯 들린다.

 

초원을 물어뜯는 이리의 은빛 이빨에 바스라진 갸녀린 신음이 들린다.

하늘을 꽉 채운 달덩이의 고물들을 묻혀온 샛노란 소리가 들린다.

진흙물 밴 요동벌의 고독을 매달고 온 삭풍의 불그란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들린다.

 

자연의 소리,

고구려 자연의 소리가

野生의 비석에서 들린다.

흙 삼키고, 물 들이키고, 하늘 삼킨 原音이 들린다.

 

소리가 들린다.

틀어막은 귓구멍 뚫어대며 거침없이 스며든다.

 

바람결이 몸뚱이에 박치기하며

긴 머리칼 풀어헤치고,

문신들의 골 골, 새 새를 훑어 다니면서 소리를 지른다.

 

추모가 어떻게 고구려를 세웠는지

어떻게 옛 땅을 되찾고,

세상을 이롭게 다스렸는지를.

 

고구려가 어떻게 살았는지

날 좇아온 마파람이

묵은 깃을 들춰가며

지쳐 누운 글자들을 훑어댈 때마다

묵은 때 밑에 숨겨놓은 역사를

사글사글

들려주고 있다.

 

무쇠 화로 뒤적거려 꺼낸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윤명철 교수님의 오늘 과제(Task)와 제 과제가 일치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자연의 소리, 역사의 소리, 우주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것입니다.

 

   사족으로

   희곡 <달빛결혼식>의 코러스 대사도 함께 올립니다.

 

광할한 만주 땅을 잃고서

손바닥 만한 땅덩이마저 반으로 쪼개진 한 맺힌 이 땅을

그 누가 분열시켰는가.

 

단군의 후예임을 망각하고

피로 얼룩진 우리의 역사

 

지배자는 국민을 선동하고

우매한 국민은 지배자들의 정권놀이에 희생되었던

파벌의 역사.

 

깨어라 국민들이여!

지배자의 시대는 가고

이 땅은 민주의 꽃이 피어야 한다.

 

  오늘 태양이 지기 전,

  오늘 일출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사진만 보지 마시고

  소리도 들으세요!

 

  백잠일기

  2021. 1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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