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입니다
오늘은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다는 추분(秋分)입니다.
‘추분’은 가을(秋)의 분기점(分)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춘분과 추분을 흔히 이분(二分)이라고 말하는데, 하지(夏至) 이후 낮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져 추분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추분 이후부터 차츰 밤이 길어져,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다가옴을 의미합니다.
사진을 찍으며 일출과 월출의 위치가 변화하고 있음을 절감합니다. 피부에 와닿는 바람의 차이도 느껴집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것은 치우침이 없는 균형의 세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계절의 변화를 인생과 결부시켜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는 중용(中庸)의 철학을 말하고 있습니다.
들녘에는 벼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 냄새를 한자로 ’향(香)‘이라 합니다. 벼 ’화(禾)‘ 자와 날 ’일(日)‘ 자가 합해진 글자입니다. 한여름 태양의 빛과 볕을 받으며 자란 벼는 그 안에 진한 향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내면에서 풍기는 향기가 중요합니다.
감은 늙지 않고 익어간다고 합니다. 늙어가는 구차한 삶이 아니라 익어가는 여유로움이 젊은이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됩니다.
논과 밭에서도 곡식들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곡식은 따가운 햇볕과 천둥, 거친 비를 견뎌 이겨내며 겸손하게 고개를 숙입니다.
추분은 중용과 내면의 향기, 그리고 겸손을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날입니다.
전망 좋은 집에서 추분의 의미를 되새기며 스스로를성찰해 봅니다.
오늘도 멋진 길 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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