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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그곳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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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에는 안개가 많이 낀다.

 

수증기가 응결하여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 상태로 공중에 떠 있는 것이 구름이라면, 지표면 가까이에 깔리는 것을 안개라고 한다.

 

안개와 구름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높은 산에서는 안개와 구름의 구별이 더욱 어렵다. 평지에서는 구름으로 보이나 산에서는 안개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벽 2시에 눈을 떴다.

전망 좋은 집에서 바라본 영산호는 안개가 자욱이 깔렸다.

나불도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커피 물을 올리고환벽당과 상사화를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린다.

 

할 일이 많다.

스타니스랍스키 저서 감수(監修)와 권두언(卷頭言)도 끝내야 하고, 금호사(錦湖祠)문화재 신청서도 내가 정리해야 한다.

소설 한 권 읽고 평가도 해 줘야 한다.

더구나 오늘은 대학원 수업 강의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습관처럼 주룡나루로 향했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안개는 감지된다.

휴대폰 카메라가 인간의 눈을 따라올 수는 없다.

 

어둠 속에서 여명의 그 순간까지 미세한 변화를 의식하며 각도를 잡는다.

장소를 옮겨 주룡마을로 간다,

갈룡산과 망모산도 안개가 깔려 있다.

 

마침내,그 비밀의 장소로 자리를 옮긴다.

 

오늘 내가 본 것은 안개인 거 같다.

나중에는 구름도 보이는 거 같다.

그러나 안개와 구름을 구태여 구분할 필요가 없다.

 

비스러운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난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광이다.

내가 현실에 살고 있는가?

 

그곳에 살고 싶다.

 

오늘 사진은 그곳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안개와 강, 산 그리고 하늘의 변화를 음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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