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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기고

화술과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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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술과 연극

 

<경기대학보>

 

나상만(Na Sang Man, 다중매체영상학부 연기전공 교수)

 

   화술이란 말하는 법을 의미한다. 우리는 어릴 때에는 부모로부터 언어를 배우며 자라면서 학교에서 선생님과 친구로부터 언어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언어적 습관이 성장한 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사람의 습관화된 말투나 억양은 그가 자라온 환경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우리 국민들의 언어적 습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대중매체이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혼란시키는 흥미위주의 코미디 프로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그 도를 넘어서 우리 언어의 존재가치를 파괴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올바른 화술은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정확한 어법으로 상대에게 전달시키는 데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표준말이라는 전제가 따르고, 표준말은 “현재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서울말로 한다” 는 단서가 따른다.

   우리의 국어교육은 입시위주의 암기나 문법에 매달려 있다. 또한 우리는 토론문화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다. 요즈음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기 자신에 대한 소개를 논리 정연하게 하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의 화술교육이 전무했다는 증거다.

   서구에서는 화술교육을 국어교육의 일환으로 중요시하였고, 많은 나라들이 연극을 정규 교과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그리하여 “연극에서는 민족어의 순수함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단정한 현대연극의 대가 콘스탄틴 스타니스랍스키(Konstantin Stanislavsky)는 “현재 정음법을 보존할 수 있는 곳은 극장뿐이다” 라는 결론을 내린다. 또한 독일의 문호 괴테는 <배우의 여러 원칙>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문학이 문장 언어의 문화를 발달시켜 보존하는 것처럼 연극도 음성언어의 모범을 만들어 내어 음성언어 문화의 보호자가 될 사명을 안고 있다. 무대에서의 발음을 일반국민의 표준 발음으로 간주하는 나라가 적지 않다. 믿을 수 있는 순수한 독일어만이 무대에서 군림할 수 있다.”

   물론 배우가 문자화된 ‘극중인물의 글말’을 자신의 목소리로 음성화하는 ‘무대화술’은 일상에서 하는 사람들의 말하기와는 다르다. 그러나 고사 위기에 있는 우리의 화술교육과 대중매체에 오염된 우리 국민들의 언어적 습관에 연극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초, 중, 고교에서 ‘연극’이 정규 교과목으로 하루 빨리 채택되기를 촉구하는 바이며, 연극 관람이 일상화되어 국민 정서의 함양과 언어 순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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