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프레스=정혜영 인턴기자] 지난 5월 23일, 그의 고향 봉하에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 대통령 노무현. 많은 이들의 가슴에 눈물을 뿌리고 하늘로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그가 도착할 저승에서는 알만 한 사람이라면 다 안다는 누군가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데...
연극 <박통노통>(연출/각본 나상만)은 박정희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저승에서 함께 만나 벌이는 한바탕 에피소드를 그린다. 분명 일면식도 없을 법한 사람들이 저승이라는 아이러니한 공간에서 만난다는 것은 관객에겐 왠지 모를 쏠쏠한 재미를 준다. 각자 살아온 시기는 다르지만 서로의 과오와 상반된 정치철학으로 갈등하는 장면은 현대사를 압축해 놓은 듯 흥미롭다.
연극 <박통노통> 연습사진
통쾌한 유머와 웃음을 엮어 만든 <박통노통>은 그래서 더욱 역설적이다. 대립각을 세우는 정치행보로, 만나면 한 바탕 큰 소동이 벌어질 것만 같은 두 사람이 다소곳이 화해의 술자리를 마련한다.
작/연출: 나상만
사회를 대변하는 뚜렷한 색깔을 가진 두 사람이 한 상에 마주 앉아 기울이는 술 한 잔은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는 이 사회에 일침을 가한다. 저승에서 국민에게 호소하는 두 대통령의 절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주는 단초이다.
하지만 작가는 굳이 '박통'과 '노통'을 저승에서 만나게 했는지를 그들의 죽음으로 이야기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피살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5월 23일 자살했다. 자의와 타의로 잃은 그들의 목숨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역사적 과오를 성찰하고 노 대통령의 죽음에 연민을 갖는다. 하지만 자살만은 인정하지 않기에 자신을 죽인 원수(김재규)를 응징하려했던 총부리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
연극 <박통노통>의 작가이자 연출가인 나상만은 노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이 작품을 썼다. 60대 배우진과 50대 배우진으로 나뉜 중후한 연기대결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심우창(박통 역)과 이승호(노통 역), 이기열(박통)과 정종준(노통)이 각각 한 조가 돼 긴 연기 인생의 정수를 보여준다.
1시간 30분 동안 웃음과 감동으로 대통령 박정희, 노무현이 아닌 인간 박정희, 노무현을 그리는 연극 <박통노통>은 오는 9월 1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서대문아트홀에서 펼쳐진다.
한 시대의 대통령이었던 그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이 연극을 주목해 보자.
*공연안내* <박통노통>, 9.17~10.18, 서대문아트홀 (문의:02-362-3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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