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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통노통

박정희와 노무현,하늘에서 만난다면… ‘대통령의 죽음’ 다룬 공연 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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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노무현,하늘에서 만난다면… ‘대통령의 죽음’ 다룬 공연 두 편

 

      
 박정희와 노무현,하늘에서 만난다면… ‘대통령의 죽음’ 다룬 공연 두 편 기사의 사진

대통령의 죽음을 다룬 공연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나상만(51) 경기대 교수가 극본을 쓰고 직접 연출을 맡은 '박통노통'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연극이다. 나 감독은 1979년 박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접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뉴스를 접하면서 한 가지 영감을 받았다. 우리 민족의 엄청난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어 한 편의 연극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무대에는 죽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만 등장한다. 두 사람은 현실 정치가 언제나 그렇듯 서로의 공과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인다. 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독재를 집요하게 캐묻고, 반대로 박 전 대통령은 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갈라서고 서로 싸웠다며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한다.

하지만 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둘은 이내 화해한다. "약점을 물고 늘어질 생각은 없네. 실수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는 자네 용기를 높이 평가하네. 분명한 건 우리가 조국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일세. 조국을 위해 우리가 화해를 해야 하네. 우리가 너무 과거에 집착하면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계속 시끄러워져. 우리 서로 감싸주고 용서하고 좋은 점은 인정하자고."(박) "각하의 경제정책으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노) "권위를 버리고 서민 곁으로 다가선 대통령! 자네를 인정하네."(박) 이윽고 취기가 오른 두 사람은 서로 격의 없이 어울리고 서로의 애창곡을 바꿔 부르며 교감을 나눈다.

나 감독은 "두 사람이 화해할 수 있는 계기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서 "처음에 집필할 때는 김 전 대통령이 아픈 것으로 돼 있는데 용서와 화합의 단초를 마련해주시고 떠나셔서 두 사람의 화해가 좀 더 타당성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17일부터 10월18일까지 서울 미근동 서대문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어쌔신'은 시·공간을 미국으로 옮긴다. 링컨을 암살한 존 윌크스 부스, 가필드 대통령을 암살한 찰리 귀토, 맥킨리 대통령을 암살한 레온 촐고츠 그리고 케네디 대통령을 총으로 저격한 리 하비 오스왈드 등 대통령 암살에 성공했거나 시도했던 9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무대는 축제장의 한 사격장 안이다. 사격장 주인은 룰렛을 돌려 이들에게 대통령을 쏠 기회를 준다. 기회를 잡은 이들은 저마다 이유를 들며 총을 든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나 신념 때문에 행동에 나서지는 않는다. 아무도 출판해주지 않는 자신의 책을 홍보하려고,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들에게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애인의 말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하려고, 직장에서 해고된 분풀이로, 혹은 숭배하는 여배우의 전화 한 통을 받기 위해 위험한 일을 결심한다. 밑바닥 인생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마지막 몸부림이다.

이처럼 '어쌔신'은 암살자들을 통해 미국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불안과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부분을 파헤친다. 대통령 암살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탓에 미국에서도 처음에는 큰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재공연되면서 토니상 5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인 '어쌔신'은 2005년 국내에서 초연됐으며 이번에는 소극장으로 옮겨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26일부터 11월8일까지 서울 청천동 더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1588-5212).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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