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가고 여름이 왔다.
초의선사 유적지의 청매실이 토실토실 열렸다. 수국도 탐스런 꽃을 피우고 있다. 빨갛게 핀 석류꽃이 귀엽다. 이제 영산강변은 해당화가 지고 금계국 시대가 열렸다.
엊그제 면접 보러 갔던 아내가 벌써 2개월간의 교육을 무사히 마쳤다.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강행군이었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가는 꽤 먼 거리다.
아내가 교육에 빠진 건 단 하루였다. 내가 서울 갔다가 자동차 키가 든 가방을 놓고 오는 비상 상황에 나주에 올 때 부득불 결석들 했다. 나주 보산동에서 시제가 있는 날이었다.
아내가 그동안 배워서 만들었던 가죽 공예품들이 상당하다. 지갑 같은 소품에서부터 여성용 핸드백까지 다양하다. 영문학을 전공한 아내는 대학 4학년 2학기부터 반평생을 은행에서 살았다. 그런 아내가 2개월 만에 가죽공예를 배워 내 휴대폰 케이스까지 만들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아내가 가죽공예를 배웠던 학교까지 내가 운전을 했다. 거기서부터 내가 강의를 하는 대학까지 아내가 다시 핸들을 잡았다. 내가 수업을 하는 동안 아내는 항상 인근 근처를 산책한다. 어제도 마찬가지였다.
참으로 오랜만에 영산포 홍어 거리에 갔다. 홍어 애국에 막걸리도 한잔 걸쳤다.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7시 30분인데 그때 막 일몰이다. 내 휴대폰은 용량이 초과하여 아내 것으로 세 컷만 잡았다.
영산강 강변도로를 타고 목포에 가는 동안 사진을 카톡으로 옮기며 저강 공간을 확보했다. 몽탄의 아름다운 석양 장면은 그렇게 해서 담을 수 있었다.
오늘은 부부의 날이다.
아내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신이 계획한 일을 성취해내는 그 열정과 끈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여름이 왔다.
이제 아내와 함께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다.
멋진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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