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주룡에서 새벽을 맞이하였습니다.
주룡마을 앞에 있는 갈룡산(渴龍山)은 용이 승천하는 형국으로 원래의 지명은 청호리(靑湖里)였으나 “용은 맑은 호수의 물을 먹어야 한다” 하여 ‘맑은 호수’라는 의미의 청호리(清湖里)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저의 선조 무안공이 잠들어 계신 갈룡산 앞에는 ‘청호지(靑湖池)’라는 저수지가 지금도 있습니다. 야사(野史)에 의하면 용이 먹는 물이 맑아야 하므로 저수지 위쪽에는 사람이 거주하는 것을 금기시하였고, 또 저수지 축조 이전부터 갈룡산에 있었던 절도 옮겼다고 하며, 저수지 상류에서는 농사도 짓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룡마을에서 태어난 나기옥 문중 재무이사님의 말씀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주룡마을 주민들은 ‘용이 먹는 물’이라 하여 해당 저수지의 물을 식수로 사용했으며, 이 저수지를 축조한 이래로 사람은 물론이고, 강아지 한 마리도 익사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그뿐이 아니랍니다. 주룡마을 인근에 7곳의 마을이 영산강이나 영농을 위한 저수지를 접하고 있어 각종 익사 사고가 발생하지만, 주룡마을 주민들은 청호지는 말할 것도 없고, 영산강에서도 익사한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 사진을 ‘청호리의 전설’로 명명했습니다.
영산강의 맑은 물이 일출과 더불어 하늘과 산이라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빚어낸 경관입니다.
제가 깜빡한 사항이 있네요.
청호리를 옛날에 용호동이라고도 불렀답니다.
용이 사는 호수 동네
용호동(龍湖洞)!
청호리의 전설 때문일까요?
영산강의 새벽하늘과 물길이 예사롭지만은 않네요.
갈룡산을 점혈(點穴)한 무안공의 혜안이 놀라울 뿐입니다.
단순한 풍수지리설로 예단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룡은 아름답습니다.
청호리의 새벽하늘은 날마다 신비롭습니다.
이 글과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려는 이 순간,
목포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주룡에서 단 한 번도 허탕을 친 적이 없습니다.
청호리에도 지금 비가 내리고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