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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키열전

에필로그.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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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어디로 가는가

 

 

 

         무대 뒤 쪽에 박제된 세 원숭이의 모습이 스폿으로 나타난다.

        

          이수르의 시신을 실은 수레가 어렴풋이 보인다.

         그 옆에 기도하고 있는 빼아트리체.

 

         무대 앞쪽의 피터에게 스폿 라이트.

 

피   터: 이스마엘의 사체는 동물 소각장에서 한 줌의 재로 변했습니다. 손오공과 하누만, 버질의 시체는 어느 박제사에게 넘겨져 팔려 나갔습니다.

          우리들은 슬픈 이야기를 가능한 재미있게 꾸며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연극이 여러분에게 던진 의미는 여러분 각자의 것입니다.

          여기 잠들어 있는 이수르는 인간의 언어를 알고 있었습니다. 단지 말하지 않았을 뿐이죠. 이수르는 단 네 마디의 단어를 남기며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언어가 불통하는 이 시대에, 언어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 시대에, 이수르가 내 뱉은 단 네 마디의 단어! 주인님, 물, 내 주인님.....

          저와 빼아트리체는 이제 이수르를, 그가 태어난 숲으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그가 태어난 원시의 숲! 인간이 잃어버린 그 원시의 숲으로 말입니다.

 

       피터가 이수르의 시신 쪽으로 간다.

     

       잠시 침묵.

 

      피터, 이수르의 시신을 끌고 간다.

      그 뒤를 빼아트리체가 뒤따른다.

      어디선가 구슬픈 구음이 들려온다.

      구음은 더욱 구슬프고 절규에 가까워진다.

     무대 어두워진다.

 

     무대 좌우의 마네킹 모자 위에 스폿라이트.

     잠시 후에 암전.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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