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워싱턴주 3박 4일의 캠핑 사진을 올립니다. 단순히 사진만 감상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진 속의 등장인물이 되어 직접 현장을 관광, 체험하는 자세로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시기 바랍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시애틀은 미국 서부의 최북단에 위치하는 도시로 캐나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미국 서부의 최남단 샌디에이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SEA 공항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 서부
시애틀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GMC 승용차를 개조한 캠핑카를 렌트하여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향합니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서울시의 면적보다도 더 넓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공원입니다. 가는 길은 달려도 달려도 원시림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얼마를 달렸는지 모릅니다. 오후 6시가 지났는데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한낮 분위기입니다.
미리 예약해 둔 칼라록 캠핑장(Kalaloch Campground)의 우리 공간에 차를 정박하고 숲길을 산책합니다. 저는 숲길보다는 캠핑장 아래에 있는 해변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얼마나 고대했던 석양의 해변입니까. 그러나 노을이 지기까지는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곳의 일몰 시각은 밤 9시 15분이라고 합니다.
숲길 산책에서 돌아온 딸이 캠핑카 지붕에 있는 텐트를 설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텐트가 쉽게 펼쳐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보고, 캠핑카 주인에게 연락하지만 카톡도 터지지 않는 지역입니다.
그러는 사이 주위가 점점 어두워지며 하늘에 노을이 지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모두 차에서 자자는 저와 끝까지 텐트를 설치하겠다는 딸과의 의견 충돌이 시작되었습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아빠는 해변으로 가서 석양이나 촬영하세요!"
단 한 번 찾아온 미국 해변의 석양을 놓칠 수 없다는 불안감에 떠밀리다시피 해변으로 향합니다. 몇 컷의 사진을 담고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 다시 캠핑장으로 갑니다.
기적처럼 캠핑카 루프에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딸은 끈질긴 면이 있습니다. 그러한 근성이 뉴욕의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만든 원동력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는데, 내가 쉬어야 할 '아빠의 공간'을 기어이 마련한 것입니다.
기특한, 편한 마음으로 다시 해변으로 갑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하늘에 노을이 붉게 지며 석양이 펼쳐집니다.
오늘 올리는 칼라록 해변의 석양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옛 사진을 지우며 휴대폰 저장공간을 확보하며 셔터를 누릅니다.
태양이 태평양에 숨을 때까지, 해변에 인적이 끊길 때까지, 밀려오는 파도소리를 음악 삼아 반백의 동양인이 칼라록 해변을 지키고 있습니다.
얼굴은 캘리포니아의 땡볕에 검게 그을려 무어인을 방불케 합니다. 이제 워싱턴의 석양이 저를 위로해 줄 차례입니다.
'미국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의 힘 - 숲 (0) | 2024.07.22 |
---|---|
절경 루비 해변(Ruby Beach) (0) | 2024.07.20 |
만년설이 보이네요 (0) | 2024.07.09 |
포튜나 마운틴 일출 (0) | 2024.07.06 |
아직까지는... (0) | 2024.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