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목포에 코로나가 비상입니다.
작은 도시에 하루에 몇십 명씩 발생하다 보니 음식점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친구가 보고 싶을 때는 전화를 걸어 당장 만났습니다. 요즘은 먼저 만나자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보고 싶어도 참고 그쪽에서 만나자고 하면 만납니다.
토요일 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초등학교 동창 정란이한테서 카톡이 왔습니다. 내용인즉슨, 6남매 중 다섯 남매가 시골집에 모였는데 자기 집으로 놀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란이 집은 원래 중등포였습니다.
그런데 맥포리 이동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지금 여수에서 사는 동생 영란이네가 살았던 곳이랍니다.
전망이 참 좋았습니다. 제가 평소에 많이 지나갔던 곳 정상에 있었습니다. 일로 인의산도 보이고, 덕치 세장산도 보였습니다.
석양도 아름답습니다. 아침에 가면 일출도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정란이 아버지와 저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정란이 동생 영란이는 아내와 동창입니다. 그리고 제 막내 여동생 은경이와 정란이 남동생 영근이도 동창이라고 합니다.
고향이란 무엇일까요?
고향의 정을 듬뿍 느끼며 홍어, 낙지, 방어, 코다리에 막걸리를 마시며 실컷 웃었습니다. 술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충남서부지사장인 영근이와 제가 주로 마셨습니다
정란이 모친도 삼향초등학교를 나오셨다고 합니다. 정란이네는 모두 2남 4녀인데 큰아들만 빼고 모두 모였습니다. 위에서부터 정란, 영란, 창암, 애라, 영근, 은희라고 합니다. 아내 동창 영란이만 전에 한번 봤었고 나머지는 처음 봅니다.
우리 부부까지 합해 8명의 삼향초등학교 졸업생들이 만나서 고향 이야기와 전라도 사투리로 실컷 떠들고 웃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제 모친과 여동생, 아내의 언니가 전화로 호출되어 옛 추억을 교환하며 정담을 나눴습니다.
아내가 왔다고 목포에 사는 만심이가 나중에 왔습니다. 아내와는 45년 만에 만났다고 합니다. 그녀의 언니 마재도 저의 동창입니다.
좁은 지역이라 시골 출신들은 이리저리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창 정란이와 마재의 동생이 아내의 동창생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많은 시골 출신들이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 역시 그렇게 고향을 떠나 살다가 다시 고향에 내려왔습니다. 고향에 내려왔기 때문에 그런 모임에도 참석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졌지요.
정란이 모친은 87세이신데도 정정하십니다. 손자가 18명이고 증손자도 몇 명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고손자는 보실 것 같네요. 이 시대에 고손자를 본다면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출가외인이라 하여 시집가면 남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딸이 좋다고 합니다. 키울 때는 어려웠지만 네 자매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어머니를 모신다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도 큰 행복입니다.
초등학교 여자 동창 집에서 그녀의 동생들과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낀 하루였습니다. 갑자기 동생 넷이 생겨난 기분입니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느낄 수 없는 고향의 정.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고향 친구들의 집을 돌아가며 순례할 예정입니다. 돼지고기 구우며 술잔을 기울이며 옛 시절을 훔치렵니다.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시절입니다
고향의 정이 그리워지는 시절입니다.
친구 모친이 더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합니다.
친구와 동생들 가족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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