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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 우화(栢蠶寓話)

왜가리와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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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화   

                 <왜가리와 닭>

   암탉 한 마리가 닭장을 빠져나와 강가에서 쉬고 있는 왜가리를 찾아와 물었다.

     "너처럼 멀리, 높이 날으는 비결을 가르쳐 줘."

     "첫째, 무게를 줄여."

     "나는 날마다 달걀 하나씩을 빼고 있다."

     "그것만으론 부족해. 운동을 해라."

     "한시도 쉬지 않고 집 주위를 돌고 있다."
 
     "그 정도로도 곤란해. 주인이 주는 먹이를 다 먹지 말고 다이어트를 해."

     "오늘은 물만 먹고 왔다. 그런데도 몸이 무겁네."

     "그럼, 마지막 비결을 가르쳐 주겠다."

     " ? "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게 욕심이란다. 마음을 비워라."

     "마음을 비우라고?"

     "그래. 이 강에는 많은 물고기가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날 수 있을 만큼만 먹는다."

   왜가리가 이 말을 남기고 도약하면서 날개짓을 하였다.

   왜가리의 비상을 지켜본 암탉이 닭장으로 돌아와, 이 사실을 수탉들에게 전해 주었다.

   수탉들은 이 만고의 진리를 인간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다. 

   그날 이후로 수탉들은 울음과 함께 새벽을 연다.

   민족마다 언어가 다르지만 수탉들의 절규는 세계 공통어다.

 

     꼬끼오! 꼭기오! 꼭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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