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멍키 유랑극단
어둠 속에서 클라리넷 소리.
조명 들어오면
피터의 연주와 음악에 따라 원숭들이 묘기를 부린다.
피터: 전 이 연극에서 피터 역을 맡은 배우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빨간 피터의 고백! 그렇습니다. 원래는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나오는 주인공이죠.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소설보다는 연극으로 더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피터 침팬지로 변하여 무대 뒤, 중앙으로 간다.
피터: 관객 여러분!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지금부터 원숭이 유랑극단 <Money Players>의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공연에 앞서 우리 극단의 배우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음악 1 - 서커스 음악
손오공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들어온다.
피터: 우리 극단의 만능 재주꾼 손오공 인사드립니다. (인사와 함께 외발자전거의 묘기를 부린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이 친구는 동양의 고전 <서유기>에 나오는 원숭이입니다. 그는 그가 전쟁에 손오공이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가 진짜 손오공이든, 가짜 손오공이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연극이니까요.
버질 버너를 돌리며 무대에 등장한다.
피터: 우리 극단의 말썽꾸러기 버질이 등장합니다. 이 녀석은 전생에 남사당패의 일원으로 태어나 다시 원숭이로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녀석입니다. 아참, 참고로 버질은 단체의 신곡에 나오는 베르니우스의 영국식 이름으로 단체를 지옥과 연옥으로 안내하는 인물이죠.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베스트셀러 소설 <파이이야기>의 작가 마텔이 쓴 소설 <20세기의 셔츠>에 나오는 원숭이 이름을 차용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연극이니까요.
하루만 무대에 등장한다.
피터: 우리 극단의 괴짜 원숭이 하루만을 소개합니다. 별난 재주가 없습니다. 보시다시피 기껏 하품이나 하면서 자신이 인도의 대서사시 <라야나마>에 나오는 원숭이 하루만이라고 믿는 친구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연극이니까요.
이스마엘이 소녀와 함께 나와 마술을 한다.
피터: 말씀 드리는 순간 우리 극단의 킹콩 이스마엘이 등장합니다. 보시다시피 고릴라입니다. 염색체 수가 인간에 가장 가깝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학문적으론 보통의 인간들을 능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아마도 다니엘 퀸의 <고릴라 이스마엘>의 몇 구절을 읽었나 봅니다. 그러나 그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연극이니까요.
이수르 뭔가를 찾는 듯 엉뚱한 행동으로 등장한다.
피터: 우리 극단의 마지막 원숭이 단원 이수르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레오폴도 루고네스의 <이수르>에서 차용해 온 침팬지입니다. 우리 극단 다른 원숭이들과는 달리 인간하고는 대화를 하지 않는 괴상한 놈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이건 연극이니까요.
이스마엘과 소녀가 나와 마술을 한다.
마술에 이어 두 사람의 춤. 다른 원숭이들도 함께 춤을 춘다.
이스마엘이 소녀를 안아 어깨 위에 올리면 스톱 모션.
조명 바뀌고 총소리.
무대 어두워진다.
음악 2 - 전환 (서커스 음악을 그대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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