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스타니스랍스키와 원숭이가 만났다! 슈우킨 출신의 연출가 나상만의 원숭이들 ‘멍키열전’

728x90

 

 

스타니스랍스키와 원숭이가 만났다! 슈우킨 출신의 연출가 나상만의 원숭이들 ‘멍키열전’  

 

[독서신문 우효정객원문화기자] 지난 8월, 스타니슬랍스키와 나상만이 만든 원숭이들이 대학로에 나타났다. <멍키열전>은 인간이 아닌 원숭이들의 시점으로 시작돼 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코믹, 로맨스, 기존 희곡의 작품이 아니기에 호기심이 가는 이 연극. <멍키열전>의 나상만 연출가를 만나 보기로 했다.

   
▲ 연극 <멍키열전> 연출가 [사진제공=씨즈온]

Q. 한국에서의 공연을 축하드린다. 이번 공연은 인간의 아닌 원숭이의 삶을 보여줬다. 보통 인간이 주인공인 연극과는 다르게 동물인 원숭이를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계기가 있었나? 집필도 직접 하신 것으로 안다. 작업과정에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

A. 외국생활을 오래해서 비교적 열린 시야를 가지고 있고, 실험적인 것에 강한 편이다. 그동안 ‘연극을 한나라에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한 국가의 관객들에게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했다. 고민을 하다 보니 동물을 등장시키면 괜찮지 않을까란 판단을 했고, 인도나 중국 등 각국의 다양한 문학작품 속에 나오는 원숭이가 떠올라 집필을 시작하게 됐다.
집필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쉐프킨 연극대학의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작품을 내가 다 쓴 것만은 아니다. 초고만 나의 것이고 배우들과의 작업을 통해 같이 만든 연극이다. 이번 공연은 오랜 연습과 충분한 무대 적응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Q. 배우들의 무대 움직임이 자유로워 보여 좋았다. 자칫하면 흉내로 그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특별한 연기 티칭이 있었나?

A. 이 극에 등장하는 배우 전원이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스타니슬랍스키의 연기법을 교육받은 전문 연극배우들이다. 이 배우들의 신체움직임이 좋았던 것은 배우들이 러시아에서 교육 받은 ‘사물과 동물에 대한 관찰’이라는 정규수업 덕이 크다. 
사실 눈으로 보고 말로만 하는 연기가 아닌 ‘관찰’로 몸소 익히게 된 연기는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배우들의 역량과 절실한 노력이 이번 공연에 큰 역할로 작용했다.

Q. 극중극에 현재 한국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연출의 생각이 궁금하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A. 언어의 폭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말이 인간을 괴롭히고 , 따돌림 시키는 우리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기에 극중극 속에 이러한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넣은 것이다.
인간들이 사실 그렇지 않나? 우리 한국의 고위층은 굉장히 허위적이고 생명의 경시, 인권유린 등 문제가 많다. 관객들이 이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의 문제를 알아야 된다는 생각이었다.

   
▲ 연극 <멍키열전> 연출가 [사진제공=씨즈온]

Q. 연극을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원숭이가 사람보다 낫다’ 였다. 사실 연출의 말대로 인간들에게 문제가 많다. 인간에 대한 연출의 개인적 생각이 궁금한데, ‘인간’이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동의한다. 인간은 모순 덩어리 인 것 같다. 위의 질문에 답한 것처럼 우리는 서로 속이고 산다. 동물을 통해 인간에게 반성을 요구한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신의 실패작’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Q. 앞으로 러시아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 들었다. 한국의 정서와 러시아의 정서가 다를텐데 러시아 버전이 따로 있나?

A. 다른 버전으로 올릴 것 같다. 버전이 두가지 정도 있는데, 러시아서 올리는 공연은 ‘인간의 법칙’과 ‘게임의 법칙’을 넣어 공연할 것이다. 또 앞으로 중국버전과 영어버전도 만들 생각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작은 생각에서 부터'라는 말이 있다. 모든 연극은 인간에서부터 라는 기존 편견을 깨어버린 이 작은 거인은 독특한 발상의 전환으로 관객들에게 기쁨을 줬다. 예술가들이 틀에 갇혀버리는 순간 더 이상의 창조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이 공연은 예술 전공자들을 비롯해 새로운 틀의 연극을 찾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한국을 대표해 연극의 본 고장 러시아에서 공연할 이 연출가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이 공연은 연출가의 바람처럼 한국연극 세계화의 첫 시작이 되지 않을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