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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창작의 현장

공연 날 새벽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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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망개 열매, 2022. 06. 05, 완도 신지면
창립공연 리플릿 표지
망개열매, 2022. 06. 05, 완도 신지면
익은 망개 열매, 2022. 01. 17, 무안 삼향면
익은 망개 열매, 2022. 03. 17, 무안 일로면

어제는 종일 보도자료 작성과 전송으로 하루를 보냈다. 암 환자를 위한 음악회 공연의 보도자료다. 이 음악회는 () 음악연대의 창립공연인데,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자 공연이 무산되고 이번에 다시 개최되는 셈이다.

 

() 음악연대의 김승희 대표는 내 친구이고 지금 그는 암과 투병하고 있다. 암 환자가 암 환자를 위한 공연단체를 만든다고 하는데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법인 설립의 발기인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법인 설립의 동기와 발기인으로 참여하게 된 사연, 그리고 연주회에 관한 이야기는 친구와 자작나무 그리고 솔체니친이란 제목으로 내 블로그에 소개한 적이 있다.

https://blog.daum.net/nsangman/6450388

 

친구와 자작나무 그리고 솔제니친

친구 승희를 생각하다가 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암 투병중인 승희가 암 환자를 위한 공연단체 (사)음악연대의 창립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승희는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광주에 있을 때, 친구의

blog.daum.net

 

어제 이른 아침에 아내가 서울에 갔다. 목포역까지 바래다주었는데, 가는 도중 운전은 아내가 했다. 그 시간대가 카톡 정리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목포역에서 집으로 돌아와 아침, 점심을 거르고 보도자료 작성에 매달렸다. 나는 일에 빠질 때는 다른 건 생각하지 않는다.

 

공연에서 언론의 역할은 막강하다. 솔직히 말해서 친구가 의욕은 앞섰지만, 보도자료에 대한 개념도 없었다. 너무 답답하여 내가 자청해서 나선 것이다.

 

공연 하루 전날 보도자료를 보내는 일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선거와 현충일 연휴로 보도자료 발송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것을 다 계산해서 공연 일정을 잡았어야 했는데, 친구는 그런 면에서 프로가 아니다. 그래서 대표 혼자 피곤하고 옆에서 보기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보도자료를 25개의 언론사에 보냈다. e메일로 함께 '묶어보내기'로 보내도 되는데, 각 언론사에 기자 이름을 명기하여 하나하나 보냈다. 정성을 들이면 결과는 분명 다르다.

 

다행스럽게도 2개의 언론이 빨리 기사화해 주었다. 자정이 될 때까지 3분의 1은 아직 e메일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다. 성의 있는 기자라면 공연장으로 찾아올 수도 있고,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미루어 짐작하여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각 언론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오늘은 일찍 자야 한다. 아침 일찍 공연장이 있는 화순으로 출발해야 한다. 공연장의 무대와 조명, 음향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오후 5시부터는 총연습도 해야 한다. 블로그 수정을 하고 있는 동안 벌써  새벽 3시가 넘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출연자들은 대개가 자원봉사 차원이다. 대표와 내 친구, 그리고 그 지인들로 구성된 예술인이다. 출연료를 제대로 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마음 약한 대표는 공연을 출연자들의 재능에만 의존하고 있는 눈치다.

 

집단의 예술인 무대예술에서는 예술의 근본 목적에 자신의 행위를 종속시켜야 한다. 개인 예술과는 달리 앙상블이 중요하다. 자신이 더 무대에 오래 서고 싶고, 무대 중앙에 서고 싶다. 그게 인간의 심리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고 관객은 집으로 가게 된다.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한 가닥 하는 예술인들이 출연하는 무대다. 그러나 그 무대가 그들의 장기자랑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공연의 목적은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걸 스타니스랍스키의 용어로 작품의 초과제라고 부른다. 모든 출연자가 연습과 공연의 순간에 그걸 놓쳐서는 곤란하다. 출연자들이 그걸 의식하고 공연했을 때 공연장의 열기는 분명 달라진다.

 

독주를 주로 하는 음악인들이나 지역 연극인들은 공연예술의 무대정신이 부족하다. 창작의 기능만을 가르치고 정신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공연예술가에게는 엄격한 규율과 윤리가 요구된다. 그것은 공연이 집단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번 창립공연에 무대 정신과 공연의 초과제만은 확실하게 인식시키고자 한다. 이것이 예술감독으로서 이번 공연의 내 역할이다.

 

문화와 예술이 사회를 개혁시킬 수는 없더라도 정화시킬 수는 있다고 확신한다. 고통받고 소외된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시기 바란다.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드린다.

 

창립공연 관련기사

http://gwangnam.co.kr/article.php?aid=1654594611418754026

 

암 환우들이 꾸미는 특별한 음악회

음악으로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온 투병 환자가 전문 공연단체를 설립, 창단 음악회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사단법인 음악연대(대표 김승희)는 8일 오후 7시 화순 하니움스포츠문화센터 만

www.gwangnam.co.kr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654607400739525007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 가족 위로합니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치유의 연주회가 마련됐다.(사)음악연대(대표 김승희)는 8일 오후 7시 화순군 하니움스포츠문화센터 만연홀에서 ‘암 환자를 위한 음악회

kwangju.co.kr

 

 

이번 공연에 참여한 출연자 여러분에게도 감사의 말씀 미리 올린다. 여러분의 따뜻한 온기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희망한다.

 

우리 사회에 숨어있는 미담(美談)이 많다. 친구의 소중한 마음을 이해하고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세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목포시립합창단 강항구 지휘자, 다른 연극에 출연하는 바쁜 일정 속에도 이번 무대에서 섹소폰을 연주하는 조원용 배우, 이번 공연에도 거액의 지원금을 기부한 송명완 시 낭송가! 그대들이 있기에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

 

친구들아! 고맙다!

눈바람이 불더라도 저 맹감처럼 우리도, 공연도 예쁘게 익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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