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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멍키열전>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씨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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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남진현 객원문화기자] 원숭이의 외형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인간과 상당히 닮아있다. 특히 고릴라는 인간의 DNA와 97% 일치할 정도로 유사하다. 그러나 <멍키열전>에서 그려내는 인간의 모습은 원숭이들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원숭이들의 시선을 통해 본 인간은 ‘이기적이고’ ‘낯짝이 두껍고’ ‘잔인’하다. 원숭이들은 인간과 자신들의 차이를 ‘말’에서 찾는다. 그들은 인간들이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궤변을 늘어놓기 시작하고, 남을 속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을 학대하고 죽이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본성을 철저히 벗겨낸다. 특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유병언’을 오랑우탄으로 내세워 청문회를 하는 장면은 풍자의 성격이 도드라진다.
등장하는 원숭이들은 동서양 고전과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 속에 나오는 ‘원숭이’ 캐릭터를 차용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나오는 피터, ‘서유기’에 나오는 원숭이 손오공, 다니엘 퀸의 ‘고릴라 이스마엘’에 나오는 이스마엘, 인도의 서사시 발미끼의 ‘라마야나’에 나오는 하누만, 레오폴도 루고네스의 ‘이수르’에 나오는 이수르, 얀 마델의 ‘베어트리스와 버질’에 나오는 버질. 총 6마리의 원숭이와 인간 ‘빼아트리체’가 등장해 각각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본다.
연극 <멍키열전>은 인간 풍자적 메시지 외에 또 다른 묘미가 있다. 바로 새로운 표현방법이다. <멍키열전>은 연기의 바이블로 불리는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한국에 정착시킨 연출가 나상만이 연출한 연극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스타니스랍스키와 그를 계승한 박흐탄코프의 교육 프로그램에 의해 최소 3년의 체계적 훈련과 7개월이라는 혹독한 훈련을 거쳐 원숭이의 행동 원리와 형상을 완벽히 표현한다.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로 원숭이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신체의 극대화된 표현과 함께 아크로바틱, 무술, 서커스, 탈춤, 마술 등 모든 시각적 요소가 동원되어 ‘드라마틱 토탈 퍼포먼스’를 만들어낸다.
<멍키열전>은 지난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됐으며 한국에서의 공연 이후 러시아의 국립 박흐탄코프 극장 부설의 슈우킨 연극대학 창설 100주년 기념 초청공연으로 선정돼 오는 10월 15일부터 16일까지는 모스크바 공연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