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기 교육의 개혁자’ 나상만 교수가 가진 타이틀이다. 나상만 교수는 1990년 선보인 소설 ‘혼자뜨는 달’로 소설가로서도 이름을 드높였지만 사실 연기 교육자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러시아의 선구자적 연극연출가 스타니스랍스키가 쓴 전세계 배우 지망생들의 필독서 ‘배우수업’(An Actor Prepares). 이 책의 개정판을 위해 스타니스랍스키가 쓴 유고(遺稿)가 마침내 국내에 공개됐다. 연기교육의 바이블인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을 한국에 정착시킨 연출가 나상만 교수(스타니스랍스키연기원 창설자, 전 경기대 연기학과 교수)가 최근 출간한 자신의 저서 ‘나상만의 연기학’에 그 내용을 담은 것이다. ‘나상만의 연기학’은 연기교육의 불모지였던 한국연극계와 학계에 연기학의 체계를 정립하고, 연기교육을 대학 교육과정과 현장에 접목시킨 연기전문서이다. ‘연기교육학의 어제와 오늘’, ‘스타니스랍스키 배우수업 유고’, ‘스타니스랍스키연기대학 교육 과정’, ‘메이에르홀드의 생체역학적 연기론’ 등 모두 4편의 연기 관련 글을 엮었다. 이 책에 실린 스타니스랍스키의 ‘배우수업’ 유고는 연극교육 분야에서 획기적인 내용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나 교수에 의해 공개된 스타니스랍스키 ‘배우수업’ 유고는 스타니스랍스키가 유언으로 남긴 배우수업의 확장판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배우수업’의 내용만으로는 그의 ‘신체적 행동법’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연극계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인천대학교 공연예술과 하병훈 교수는 “이제야 우리도 신체적 행동법에 접근하는 관문인 ‘신체적 행동의 기억’에 대한 스타니스랍스키의 견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배우의 ‘상호행동’에 대한 스타니스랍스키의 수정된 이론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했다. 저자 나상만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그로톱스키 시스템과 연기자 신체훈련’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러시아 국립예술원에서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과 한국연극’이란 논제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통 연기학자 1세대다. 한국인 최초로 모스크바 슈우킨 연극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대학에 ‘한국스튜디오’를 창설했고, 숭실대와 경기대에 ‘스타니스랍스키연기원’을 창설하여 20여명의 연기교육 전공 교수를 배출했으며 박신양, 김유석, 조재현, 이영애, 장나라, 차태현, 김희선 등 수많은 연기자를 양성해 온 연극연출가이다. 한편, 나상만 교수는 두 번째 희곡집도 동시에 출간했다. 그의 희곡집 ‘죽음의 사중주’에는 죽음을 모티브로 한 희곡들이 실렸다. 우리 사회의 예민한 부분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이 희곡들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작가에 의해 모두 무대화된 작품이다. 정권과 월남전에 희생된 두 사나이의 자살소동을 블랙코미디로 승화시킨 ‘죽음을 잊은 그대에게’, 지역감정의 병폐를 풍자한 ‘가면의 제국’, 박정희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사후 세계를 그린 ‘박통노통’ 그리고 성폭력 문제를 다룬 ‘혼자 뜨는 달’까지 총 4편이다. 특히 ‘혼자 뜨는 달’은 국내에서 300만부가 팔리고 중국과 대만에서 번역돼 베스트셀러가 된 저자의 장편소설을 1시간 30분 가량의 연극으로 압축시킨 희곡이다.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판한 저자 나상만은 경기대 교수로 재직하다 6년 전 도미하여 할리우드에 ‘스타니스랍스키연기대학’을 창설, 운영하다가 최근 소설 ‘혼자 뜨는 달’을 글로벌 뮤지컬로 제작하기 위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극과 소설에 이어 ‘뮤지컬 제작’이란 그의 새로운 행보에 연극계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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