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미술관
어제는 날씨가 변화무쌍한 날이었습니다.
비가 내리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햇볕이 쨍쨍 들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무지개까지 보였습니다.
전망 좋은 우리 집은 꿈의 공장이며 바다와 강을 끼고 있는 환상의 휴양소입니다. 아름다운 하늘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한 폭의 수채화를 감상하는 살아있는 미술관입니다.
대흥사에서 사 온 마지막 삼산 막걸리 한 병을 비웠습니다. 태형이 집에서 가져온 부추로 만든 부추전을 안주 삼아 마지막 잔을 비웠습니다. 비 갠 창밖의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 어떤 주막이 이렇게 운치가 있을까요?
날씨가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정말 피부로 느낄 만큼, 가을이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의 변화도, 운치도 모르고 살아가는 친구들이 가엾습니다. 대통령 자리는 혼자인데, 상대방 비방하며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불쌍합니다. 그 밑에서 아부하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비굴해 보입니다.
TV 뉴스도 죄다 비슷한 내용입니다. 여권 주자는 ‘맛집’과 ‘연미복’의 대결입니다. ‘떡볶이집’과 ‘양복점’의 대결이 유치해 보이기도 합니다. 들판(?)도 가관입니다. 기고만장한 늙은 젊은이와 섬에서 뭍으로 온 사람이 개울에서 물장구치는 수준입니다. 그 밑에서 가재 찾겠다고 목소리 치는 사람들이 처량해 보입니다.
TV를 끕니다. 다시 창밖의 하늘을 봅니다. 역시 우리 집은 ‘전망 좋은 집’입니다.
오늘 사진들은 ‘전망 좋은 집’에서 어제 촬영한 사진입니다. 사진이 아니라 수채화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느낌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마음에 드는 그림 차분하게 음미하세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지 못하시더라도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세요.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가끔씩 하늘을 보세요.
가끔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