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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풍자하는 엄청난 원숭이들의 이야기 연극 ‘멍키 열전’

나상만 2014. 10. 12.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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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풍자하는 엄청난 원숭이들의 이야기 연극 ‘멍키 열전’
                                                                                                 김효진 객원문화기자  |  myseiz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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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3  14: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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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효진 객원문화기자] 영화 ‘혹성탈출’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원숭이는 겉모습이나 지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인간과 매우 흡사하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내용을 통해 보더라도 인간과 DNA가 90% 이상 일치할 정도기 때문에 인간의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원숭이만큼 적합한 동물도 없을 것이다. 연극 <멍키 열전>은 인간 세상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그들의 간접적인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풍자한다. 연극의 큰 틀 안에 다양한 소제목을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타내는데 원숭이들이 바라보는 인간의 이기심과 잔인함 그리고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인간을 더럽힌 인간 세상의 극악무도함을 그들의 생각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 연극 <멍키열전>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스타니스랍스키 시스템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소설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 나오는 원숭이 피터를 비롯해 중국의 4대 고전 소설인 <서유기>의 손오공,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의 하누만,대니얼 퀸의 소설 <고릴라 이스마엘>에 등장하는 이스마엘, 이수르 등 연극에는 다양한 이름과 특징을 가진 원숭이들이 등장한다. 각각 다양한 개성과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진 원숭이들을 관객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유쾌하게 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그들의 지닌 원숭이들의 습성과 특징을 정확하게 그려내고 표현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덕분이다. 무술에 능하고 깐족거리는 성격의 손오공과 원숭이 집단의 리더 역할을 하는 피터 그리고 인간의 언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이수르까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원숭이들을 통해 배우들은 극을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든다.

 

   
▲ 연극 <멍키열전>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일제 이야기에서부터 세월호 사건까지

연극은 단순히 이기적이고 어두운 인간세계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우리 라의 아픈 역사와 현재 이슈가 되는 사회적 사건을 직접적으로 가져와 풍자한다. 일제의 탄압에 대한 사건을 북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구타’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의 힘겨웠던 그 때를 꼬집는다. 또한 세월호 사건 중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유벙언’의 이야기를 가져와 원숭이들의 청문회 형식을 통해 현재의 세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연기하는 사람은 인간이지만 그들이 나타내는 것은 원숭이기에 보다 재치있고 기발한 표현을 통해 ‘세월호 사건’을 풍자한다. 특히 ‘유병언’ 역을 맡은 원숭이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아픔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그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재치 있는 풍자가 매우 돋보인다. “돈도 명예도 한순간이더군요. 공수래 공수거.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은 한낱 연극일 뿐이죠. 내가 죽은 거 맞나요?”

 

   
▲ 연극 <멍키열전> 공연 장면 [사진제공=씨즈온]

 

그들만의 천사 삐아트리체

연극의 무대는 매우 단촐하다. 그래서 그들의 대사를 바탕으로 한 상상을 통해 원숭이들이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느낄 수 있다. 사회에 대한 풍자만을 생각한다면 이 연극이 매우 무겁게 느껴지겠지만 단순히 진지하고 어렵기만 한 연극은 아니다. 원숭이들의 천사 ‘삐아트리체’는 단장을 제외한 극단의 유일한 사람이다. 원숭이들을 진심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들은 그녀를 신뢰하고 존경하며 사랑한다. 원숭이들이 말하는 이기적이고 뻔뻔한 사회 속에서 오로지 삐아트리체만이 밝게 빛나고 숨쉰다. 원숭이 들이 현재 겪고 있는 험난함과 고단 속에서 그들을 따스히 감싸주는 삐아트리체의 존재는 과연 끝까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원숭이라서 가능한 인간 세상에 대한 풍자를 통해 관객들은 웃고 깨달으며 진솔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거라 확신한다. 제목을 통해 단순히 ‘멍키’들이 펼치는 ‘열전’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것이다. 인간들보다 깊고 진중한 생각과 진심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를 다시 한 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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