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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익선관(翼蟬冠)을 아시나요? 오늘은 안개가 많은 날 비가 멈추니 매미 소리 요란하네 어이할꼬 이 여름을 어이할꼬 이 더위를 일찍 울어버린 그대가 부럽소 큰소리 치고 떠난 그대가 부럽소. 익선관(翼蟬冠) 조선시대 때 왕과 세자가 시무복(視務服)인 곤룡포(袞龍袍)에 쓰던 관(冠)이다. 매미의 날개 모양이라고 해서 '익선관(翼蟬冠)'이라 불렀다. 그 참뜻을 모르고 매미 소리 시끄럽다고 하니..... 매미의 오덕을 소개한다. 집을 짓지 않는 검소함(儉)이요 맑은 이슬과 나무 진액만 먹는 맑음(清)이라 곡식을 해치지 않는 염치(廉)요 매미의 입이 선비 갓끈 같으니 항상 배우는 자세(文)요 때를 맞춰 죽는 신의(信)라. 나는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선비정신을 다시 생각해 보는 여름의 아침입니다. 더보기
동백꽃 그리고 배롱나무 꽃이 피었는데... 어제도 비가 많이 내렸다. 삼향초등학교 100년사 편집 회의가 모교에서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본능적으로 고향 유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삼거리 저수지에서 비를 맞는 토가리를 보았다. 청호시장에서 낙지를 두 마리 샀다. 혼밥 10일이 넘었다. 주특기인 생낙지비빕밥에 혼술을 했다. 오늘 사진은 별도의 설명이 없다. 보시는 분의 상상력으로 이야길 만들면 된다. 대학에서 한 번도 사지선다형의 시험문제를 출제하지 않았다. 보통 실기평가이지만 이론이나 대학원 평가는 미리 문제를 알려준다. 책을 보고 문제를 풀어도 된다. 그런데 내 시험문제는 그 어떤 책에도 정답이 없다. 창의력의 문제다. 과거의 과거제도가 제대로 된 시험이었다. 교육이 죽었다. 사회는 날로 험악해지고 있다. 거창한 인간 정신의 부활을 말하지 않.. 더보기
꽃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 송이의 꽃도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 아직 피지 않은 이 연꽃에 왜 시선이 가는가? 회산(回山) 백련지에 가서 보면 안다. 연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광활한 연지에 압도된다.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아직도 절반은 더 남았는데 한낮의 태양은 뜨겁고 길 따라 걷다보면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그렇다. 한 송이의 꽃도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 시선이 멈추는 것은 사랑의 시작이요 구도를 잡는 것은 연인을 예쁘게 보이려는 배려이다. 이제 막 피려는 순박한 새악시 같기도 하지만 푸른 하늘에 구애하는 원초적 생명력이 부드러움 속에 숨어있다. 놀랍게도 연꽃 이름이 '핑크 앤 엘로우'. 미국에도 연꽃이 있었던가! 회산 백련지에서 천지창조의 신방(新房)을 훔쳐본다. 땅과 하늘의 신성한 만남은 건강한 지.. 더보기
18 오랜만에 직박구리의 모습을 담았다. 새의 몸짓을 같은 톤을 유지하면서 다양하게 촬영하는 일은 행운이 따라야 한다. 새와의 교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진을 고르다보니 18개의 컷이 되었다. 18. 꼭 그것만은 아니다. 제목 속에는 요즘 내 마음의 상태도 숨어있다. 새들이 사는 공간은 인간이 생활하는 땅 위의 공간보다는 더 높다. 저 높은 곳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새의 눈이 궁금하다. 직박구리는 계속해서 뭔가를 외친다. 그 외침이 아름다운 노래였으면 좋겠다. 직박구리의 외로운 외침이 100만의 '떼창'으로 이어지는 그 시대를 염원한다. 떼창은 합창의 순 우리말이다. 한국인의 떼창 문화를 세계가 열광하는 이 시대에 못된 패거리 정치는 우리의 심성과 문화까지도 타락시키고 있다. '18'은 그에 대한 은유.. 더보기
미술관 앞의 6월 배우새 : 오늘은 어디시나요? 백 잠 : 여름을 만나려고... 배우새 : 여기도 여름입니다. 백 잠 : 거긴 달라. 베우새 : 오늘 우울해 보입니다. 백 잠 : 들켰네. 배우새 : 제가 제대로 자리잡아 포즈 취하겠습니다. 백 잠 : 역시 자네는 배우야!백 잠 : 자네 사진은 다음에 올려야겠네. 배우새 : 해만 넘기지 마세요. 백 잠: 달은 넘기지 않겠네. 배우새 : 선사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백 잠 : 여름이 이제 시작되었다고 하시네. 배우새 : 그것뿐인가요? 백 잠 : 그건 비밀일세.배우새 : 갈 때보다는 표정이 밝아요. 백 잠 : 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시시해 보인다. 배우새 : 마음을 더 비우면 우리처럼 날 수 있지요. 백 잠 : 그것도 욕심이지. 나는 땅을 딛고 이렇게 살겠네. 배우새 : 그럼 저 .. 더보기
태산목 꽃 나무에 핀 연꽃 같다. 나무가 어찌나 큰지 태산목(泰山木)이라 부른다. 어찌 보면 하늘에 핀 연꽃이다. 목련과 목련속 상록활엽교목으로 이 나무에 핀 꽃은 목련보다 꽃이나 잎이 훨씬 크다. 이 꽃을 처음 본 것은 문태고 생명의 동산이었다. 문익수 이사장의 초청으로 모교에 갔다가 이 꽃을 보고 어찌나 감격했던지. 그날 꽃을 가까이서 찍지는 못했다. 꽃이 너무 높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망원렌즈가 부착된 휴대폰 덕분으로 멋지게 담았다. 꽃을 제대로 찍을 수 있는 행운은 무안 갯벌랜드에서 잡았다. 이름이 특이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태산목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원예종으로 심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대산목(大山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5~ 6월에 꽃이 피는데 양옥란(洋玉.. 더보기
새 - 꽃 - 사람 새도 꽃도 사람도 인연이 있어야 만납니다. 어제 이른 아침 아파트 창틀에 비둘기 한 마리가 찾아와 포즈를 취해 주었습니다. 또 한 마리의 새는 아직 이름을 모릅니다. 땡볕에 쓰러진 새를 몇 컷 촬영하고 다시 날려보냈습니다. 신안군청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처음 본 꽃도 있었습니다. 타래난초는 압해정씨 시조묘역에서 담았습니다. 원추천인국이 옷을 갈아입었나 봅니다. 자주색 색조가 고상함 그 자체입니다. 꽃이름이 따로 있습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자주천인국'이라고 합니다 그럼 흰색은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흰색천인국? 하얀 원추천인국? 꽃이름 검색이 어렵습니다. 통일된 꽃이름이 나와야 합니다. 평화광장에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고마운 인연 덕분으로 꽃과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타래난초. .. 더보기
압해정씨를 아시나요? 6월 10일의 메모 * 압해정씨의 도시조 대양군의 묘소를 참배하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남의 조상 묘소까지 함께 가자는데 군말없이 응해주는 아내가 고마울 뿐이다. * 압해도에서 촬영을 마치고 병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지도로 갔다. * 실망이다. 병어축제에 병어가 없다. 신안군에서 개최된 축제에서 최악이다. * 하지만 갯벌에서 생명의 신비를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 지도의 석양은 압권이다. * 신안군은 관광콘텐츠가 비교적 탄탄하다. 퍼플섬, 동백꽃축제, 수국축제, 튤립축제는 그 성공적 사례이다. * 신안군은 축제에 문화와 역사를 접목시켜야 할 시기가 되었다. * 동백꽃축제는 꼭 시낭송 프로그램이 추가되어야 한다. * 압해도가 본관인 압해정씨의 인적자원과 역사자원은 신안군의 보물이자 자산이다. *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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