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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잠일기(栢蠶日記)

모란이 피기까지 우리는 어제 중학교 동창 경찬(이경찬), 운선(백운선)이와 만났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광주에서 다니다가 검정고시를 하겠다고 아버지 몰래 자퇴를 했었는데, 경찬이는 중학교 동창 중에서 광주에서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던 친구입니다. 운선이는 중학교 친구이면서 목포에 있는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제가 검정고시를 준비하다가 아버님께 끌려 목포로 전학을 오게 되는데, 그 고등학교가 결국 저의 모교가 되었습니다. 운선이는 같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친구입니다. 두 친구와의 술자리는 1974년 광주에서 출발해서 경기대학교, 미국 이야기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저에게 집중되었습니다. 두 친구 다 제 인생의 산 증인들입니다. 특히 일산에서 사는 경찬이는 제가 미국에 체류하면서 경기대에 사직서를 제출했던 사연을 잘 압니다. 제가 .. 더보기
붉은 강 - 황금 바다 아직 멀었다, 갈 길이. 아직 멀었다, 나는. 강은 바다로 흐른다. 영산강이 서해로 흐르는 것을 잠시 망각했다. 신(神)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공(公)의 은덕에 여기까지 왔다. 주룡나루 소댕이나루 갈룡산 용포리 그리고 목포 바다에서 갈룡산에 올라 내 생각만 말씀드렸다. 공의 말씀을 듣지 않고 내 얘기만 한 셈이다. 서두르지 마라. 때가 있느니라. 어제 주룡나루에서 촬영한 사진에 4장을 더 추가한다. 주룡나루 바로 위에 있는 소댕이나루에서 어제 아침에 촬영한 사진과 어제 목포 바다의 저녁노을이다. 붉은 강, 황금 바다 영산강과 목포 바다 무안과 목포가 합작하여 20만을 넘게 된다. 하루에 붉은 강과 황금 바다를 본다는 것도 큰 행운이다. 영산강은 흐른다, 서해로. 영산강은 흐른다, 오늘도 더보기
새들의 섬에서 2주만에 새들의 섬, 조도에 다시 왔습니다. 이번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늘에 별들이 많습니다. 북두칠성도 보입니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진도의 예술인들과 함께 우리의 몸짓과 소리를 공유했습니다. 몽고군에게 끝까지 저항했던 삼별초의 신음과 민초들의 함성도 들었습니다. 운무에 덮힌 울돌목의 침묵을 빈 가슴에 가득 채워 봅니다. 쓰려오는 내장을 홍주로 달래며 비에 젖은 육신을 새들의 섬에 잠시 맡겼습니다. 잠시, 잠시. 가벼운 입들이 무거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곰팡이 냄새 나는 어제는 바다에 넘겨두고 오늘과 내일만 배에 싣고 바다를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저 멀리 높이 나는 저 갈매기처럼 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체중을 줄여야 합니다. 더 멀리, 더 높게.. 더보기
비 개인 날 새벽의 독백 나는 가끔 화가가 된다 비 개인 날 아침에는 화백(畵伯)이 된다 날씨가 예술이다 붓이 없으니 화가는 못 된다 사진을 찍지 말자 그림을 그리자 결국은 사진이 아닌가? 야무진 꿈이 있다 사백(寫伯)! 누군가가 그렇게 불러주면 좋겠다 독백(獨白)을 했는데 결국은 방백(傍白)이 되었다. 사진도 그림도 결국은 연극이다. 더보기
동양의 등불 동방의 등불 일찍이 동양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양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는 곳 진실의 깊음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오늘은 광복절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대한민국은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게 되었고 이를 광복절, 다시 말해 빛을 되찾은 날로 기념하고 있다. 새벽부터 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원래는 인도의 시성.. 더보기
비 오는 날의 꽃에 대한 단상 폭염, 폭우, 코로나. 가뭄, 무더위로 전국이 비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린다는 것이 어쩐지 죄송스럽습니다.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제 처음에는 영산강의 새벽하늘과 새벽달의 모습만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어 조금은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진 몇 장 추가했지요. 블로그에 올릴 사진과 글은 밀려있습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물난리로 고통받는 분들이 많은데 관매도나, 유달산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마침내 목포에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새벽까지는 오지 않았는데 조금은 올 것 같습니다. 어제 살짝 내밀다 들어간 달을 보면서 비를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가물었습니다. 적당히 내려야 할 건데 ‘적당히’가 문제입니다. 인간은 자.. 더보기
희망의 메시지 보냅니다 인터넷 연결이 늦었습니다. 8월 10일 아침 인사 올립니다. 집을 출발하기 전 '전망 좋은 집'에서 바라본 새벽달과 목포 영산강 하늘입니다. 비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뜻깊은 시간 되세요. 화팅입니다! 오늘 이른 아침에 촬영한 몇 컷의 사진을 현장에서 추가로 올립니다. 나머지 사진은 나불도에서 담았습니다. 폭우, 폭염,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블로그 올리는 일이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습니다.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소망합니다. 더보기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내 딸 보아라 코로나가 다시 창궐하더니 마침내 우리 가족도 예외가 아니구나. 한국에 있는 나에게 올 것이지 왜 하필 우리 이쁜 딸에게 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 의료보험이 발달한 한국과 달리 미국이라는 나라는 말만 선진국이지, 돈 없는 사람 병들면 참으로 힘든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아버지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연구년을 맞은 아빠를 따라 미국에 간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떠난 지도 벌써 16년이 되었구나. 알파벳을 겨우 쓸 줄 아는 네가 어떻게 공부를 해서 고등학교를 전체 수석 졸업하고, 4개의 주립대학으로부터 전액 장학금 제의를 받고 대학을 골라서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너희들이 한국 역사를 잊지 않고 한국인의 정서를 잊지 않고 미국 땅에서 당당하게 사는 모습이 가장..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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