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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의 현장

금사정 & 동백 &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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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정과 동백나무

오늘
제1회 금사정 동백축제가 개최된다.

 

금사정(錦社亭)은 조선 중종 14년인 1519년
조광조 구명 상소를 올렸던
나주 출신 성균관 유생 11인이 낙향하여
금강계(錦江契)라는 계를 조직하고 세운 정자이다.
 
금강계 11인은
정치의 비정함을 한탄하고 후일을 기약하며
변치 않는 절개를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었다.
 
이 나무는 높이 6m, 뿌리 근처의 줄기 둘레는 2.4m로
우리나라 동백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며 수세가 아름다워
 2009년 천연기념물 제515호로 지정되었다.
 
금사정 동백축제는 
500년 역사의 뿌리를 간직한 그 동백나무와
절개를 지킨 선비들의 정신을 주제로 한
소규모 마을 축제로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다.
 
필자는 이번 축제에서
금사정과 동백꽃에 관한 3편의 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금사정 동백나무

 
금강정(錦江亭)
 정문손(鄭文孫)  
 
십 년을 공들여 서까래 얽어 집 지으니 
금강 상류의 월봉 앞이라네. 
이슬 젖은 복사꽃은 붉게 물에 떠있고 
버들개지 솜털은 바람에 날려 하얗게 배를 덮네.  
 
산 그림자 밖 돌길에 스님은 돌아가고 
빗소리 들리는 안개 낀 모래톱에 백로는 졸고 있네. 
만약 마힐(摩詰)이 이곳을 유람하였더라면 
그 시절 망천도(輞川圖)를 그리지 않았을 것을.
 
十載經營屋數椽 (십재경영옥수연)
錦江之上月峰前 (금강지상월봉전)
桃花浥露紅浮水 (도화읍로홍부수)
柳絮飄飄白滿船 (류서표표백만선)
石逕歸僧山影外 (석경귀승산영외)
烟沙眠鷺雨聲邊 (연사면로우성변)
若令摩詰遊於此 (약령마힐유어차)
不必當年畵輞川 (불필당년화망천)

금사정 앞 영산강 지류와 버드나무

주1: 금강정은 금사정의 옛 이름이다.
주2: 정문손은 금강계의 일원으로 효자로 유명하다.
주3: 마힐은 당나라 문인화가 왕유를 일컫는다.
주4: 망천도는 왕유가 자신의 별장과 주변 경관을 그린 그림이다.

 

죽청송심(竹清松心)  
나창(羅昶)
 
열 하고도 한 사람이 옛 고향에서 모였으니 
겨울 소나무의 심사요 대나무의 맑고 참됨이로다 
이생의 영고성쇠가 앞뒤로 오건만은 
따스한 봄날 흐드러지게 피는 복사꽃만은 배우지 마세.
 
십유일인분사구(十有一人枌社舊) 
한송심사죽청진(寒松心事竹淸眞) 
차생영췌수선후(此生榮悴誰先後) 
막학도화난작춘(莫學桃花爛作春)

금사정 동백꽃은 춘백이다.

주1: 나창은 금강계의 주동 인물인 나일손의 장남으로 증조부 나자강의 뒤를 이어 6대 무안현감을 역임하였다.
주2: 죽청송심은 금사정의 계축시로 동백꽃을 심은 선비정신이 극명하게 드러난 시이다.

 

천진시(天眞詩)
김두(金㪷)
 
선세의 사귄 정을 물려받은 우리 후손
지금처럼 좋은 일 모두가 천진이라네
해마다 우리 모임 어느 날이 좋으련가
봄은 저물었으니 중양절(重陽節)이 적격일세.
 
先世交情及後裔(선세교정급후예)
如今好事摠天眞(여금호사총천진)
年年契會期何日(년년계회기하일)
莫過重陽在暮春(막과중양제막춘)

 

금사정과 동백나무

주1: 김두는 당악김씨로 금강계의 일원이다.
주2: 중양절은 음력 9월 9일이다.

땅에 다시 핀 동백꽃
겹동백꽃
동백축제 행사장 무대
동백꽃과 꿀벌
축제장 가는 길
금사정 동백축제 리플릿

새벽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맑게 갠 하늘입니다.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2025. 05. 03 . 영산강 끝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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